타다(VCNC)에서 배우는 소통의 기술
잔디가 소개하는 스마트워크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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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NC 는 커플앱 ‘비트윈’과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를 운영하는 9년차 스타트업이다. 비트윈과 타다의 누적 다운로드 수는 각 3100만, 180만건이며, 월평균 활성 이용자 수 각 150만, 50만명에 이른다. 올해 포브스 코리아에서는 VCNC의 박재욱 대표를 ‘2030 파워리더’ ‘IT & Startup’ 분야의 최고 유망주로 선정하였다. (박재욱 대표의 블로그 방문하기)
“우리는 이런 걸로 흔들리지 않아요”
우연한 기회에 VCNC의 재직자 한 명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연일 ‘타다 금지법’이 뉴스로 도배되던 시기여서 “요즘 어수선하겠어요”라는 말을 건넸는데 “우리는 이런 걸로 흔들리지 않아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의 표정과 말에서 동료를 향한 강한 연대감과 단호함이 느껴졌다. 그는 일상보다도 일, 회사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오히려 반색하며 높은 에너지를 보여주었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면서 VCNC에 대한 궁금증을 갖게 되었다. 올 한 해 사내 추천을 통해 입사한 직원이 17명(전체 직원 수: 120명)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 그가 보인 로열티는 단 한 명만 가지고 있는 이례적인 반응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높은 조직몰입의 배경에는 무엇이 있을까?
열려있는 소통은 회사에 대한 일체감을 강화한다
VCNC는 정기적, 비정기적으로 회사의 이슈나 업무 진행 상황을 구성원들과 공유한다. 정기적으로 이루어지는 것들로는 칸반, 프로덕트∙비즈∙인프라 커미티(Committee), TCIF(Thanks CEO, It’s Friday)가 있다.
칸반은 매일 오전에 짧게 진행되는 업무 공유 미팅으로 각 팀의 이슈나 업무진행 상황을 공유하는 미팅이다. 미팅에는 필수 참석자인 각 팀의 매니저뿐만 아니라 인턴을 포함하여 미팅에 관심있는 구성원은 누구라도 참석하여 각 팀의 업무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프로덕트 커미티는 전략방향에 따라 서비스 기능 개선 및 신규 기능 개발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주간 회의체이다. PM, 매니저로 구성되는 커미티원의 또 다른 역할은 다른 구성원의 스폰서가 되는 것이다. 서비스에 대한 아이디어가 있는 구성원들은 커미티원을 통해 본인의 아이디어를 전달할 수 있는데, 이 때 커미티원은 제안자의 스폰서가 된다. 스폰서를 맡은 커미티원은 제안자의 아이디어를 구체화시키고, 해당 아이디어가 채택이 되든 안되든 그 결과를 당사자에게 전달하는 책임을 맡는다. 특히,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경우에는 결과와 함께 구체적인 사유를 함께 전달해준다. 그 밖에 비즈 커미티와 인프라 커미티는 각각 사업과 내부 인프라를 논의하는 회의체로 프로덕트 커미티와 동일한 방식으로 운영된다.
매월 첫째 주 금요일에 진행되는 TCIF는 회사의 주요 이슈, 사업 성과, 전략을 공유하고, 질의응답을 통해 대표와 보다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는 자리이다. TCIF가 열리는 날에는 사전에 구성원들로부터 대표에게 묻거나 전달하고 싶은 것들을 익명으로 수집하고, TCIF에서 대표가 해당 질문과 의견에 대해 직접 답변하는 시간을 갖는다. 보통 질의응답은 20~30분간 진행되며, 나머지 30분 동안에는 전 직원들이 준비된 피자와 치킨을 먹으며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눈다. 이런 시간을 통해 회사의 현 상황과 향후 방향에 대해서 공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구성원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VCNC는 정기적인 미팅 외에도 슬랙(Slack)을 통해 활발하게 소통한다. 거의 대부분의 슬랙 채널이 공개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구성원들은 소속 팀원이 아니더라도 다른 팀의 채널에 접근하여 내용을 확인하고 의견을 공유할 수 있다. HR팀의 안자영 매니저는 “정기적인 미팅 외에도 크고 작은 이슈 사항에 대해 경영진이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일례로 ‘타다’ 가 기소되었을 때, 그 즉시 박재욱 대표가 슬랙을 통해 기소 배경과 대응 계획에 대해 공유하고, 며칠 후 오프라인으로 Q&A 세션을 열어 구성원들이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도록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평소 회사 이슈에 대해 진솔하게 공유해 왔기 때문일까? ‘타다’ 기소를 알리는 대표의 공지에 구성원들은 동요하기 보다는 대표를 응원하는 목소리가 많았다고 한다.
자유는 오너십을 불러일으킨다
안자영 매니저는 “새로운 기획을 제안했을 때 해당 기획의 맥락을 잘 설명한다면 복잡한 승인과정 없이 진행할 수 있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구성원들은 “사업 전략에서 크게 이탈하지 않는 한 자신의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다”고 믿기 때문에 자신의 업무에 대해 오너십을 가지고 임하게 된다. 최근 리뉴얼된 VCNC 로고도 경영진의 지시가 아닌 구성원의 제안으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로고가 만들어진 때와 비교하여 현재 프로덕트도 다양해지고, 구성원도 늘어났는데 회사의 아이덴티티 재정립이 필요하지는 않을까?”라는 물음에서 BX(Brand eXperience)팀이 자발적으로 추진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자율이 허용되는 문화는 구성원의 주도성을 강화시킨다. 구성원들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추진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업무를 개선할 수 있는 제안을 적극적으로 제시하고, 본인이 시작한 프로젝트의 결과물에 대해 자부심과 성취감을 느끼게 된다.
[타다 안자영 HR 매니저가 자사의 채용 방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상대를 존중하는 소통방식은 협업을 이끌어낸다
VCNC의 소통 방식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맥락 설명’이다. VCNC에서는 구성원 각자가 가치관, 전제가 다르기 때문에 의견을 전달할 때에는 ‘어떤 이유, 배경’에서 그 의견을 내는지 설명하도록 권장 받는다. ‘맥락 설명’은 신규 입사자에 대한 OJT에서도 빠지지 않을 정도로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이 소통 방식은 “VCNC 모두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일하며 올바른 방향으로 회사를 이끌기 위해 최선을 다 하고 있다”는 VCNC의 주요 핵심가치를 실천하는 방법인 동시에 더 좋은 대안을 이끌어 내는 효과적인 의사소통 팁이다. 안자영 매니저는 “예를 들어, BX팀에 “타다 차량 이미지 주세요”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채용설명회에서 회사 홍보용으로 쓸 이미지가 언제까지 필요해요”라고 말하면 아무래도 그 분들이 더 전문가이기 때문에 행사 용도에 맞는 더 좋은 대안을 제시해준다”라고 말했다.
요청 사항만 전달할 때에는 자칫 지시적인 톤을 띌 수 있지만 맥락 설명은 이를 완화해준다. 마찬가지로 상대방의 요청에 단답으로 반대의견을 제시하는 경우 오해나 갈등을 야기할 수 있지만 그 이유, 맥락을 설명함으로써 불필요한 오해를 방지할 수 있다. 이러한 소통 방식은 동료 간, 부서 간 소통을 유연하게 하고 원활한 협업을 이끌어 내는 데에 일조한다.
열린 소통, 자율, 상호 존중은 학습문화로 이어진다
VCNC의 개방적, 실시간 소통은 자신의 업무 뿐만 아니라 다른 팀, 회사에서 진행되는 일들에 대한 이해도와 관심을 높이게 된다. 알기 때문에 궁금증이 생기고, 목소리를 내도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팀, 회사에 질문이나 의견을 적극적으로 제시하게 된다. 맥락을 설명하는 의사소통 방식은 “바빠서 안돼요”, “그건 아니에요” 와 같이 단답에서 비롯되는 오해나 거절, 무시감을 예방하고, 보다 유연하게 협업을 이끌어낸다.
VCNC의 정보공유, 자율, 상호 존중 문화는 내부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커뮤니티 활동으로 이어진다. 안자영 매니저는 “기본적으로 정기 미팅이나 슬랙을 통해 많은 정보가 공유되고, 구성원들끼리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많기 때문에 서로 고민이나 이야기를 나누다가 스터디나 동호회를 만드는 것 같다. 며칠 전에는 채용 인터뷰 일정을 잡으려고 한 팀장의 캘린더를 확인하는데 HTML 스터디가 잡혀 있어서 놀랐다. HR이나 회사에서 주도한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임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HR에서도 정확히 몇 개의 스터디, 동호회가 운영되고 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러한 학습문화는 내부 활동으로 국한되지 않는다. 구성원들은 VCNC Engineering Blog와 외부 세미나를 통해 서비스를 개발하면서 겪은 어려움이나 경험을 온라인으로 공유하고 있다.
VCNC는 이러한 조직 문화를 유지하기 위해 채용 시 ‘스펙’보다 ‘조직문화 부합도’를 우선으로 고려한다. 아무리 직무 스킬이 우수해도 조직문화에 맞지 않다고 판단이 되면 채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팀의 인력 충원 요청에는 어떻게 대응하나?”라는 질문에는 “구성원들도 조직문화 유지, 채용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매니저들은 지원자의 이력서를 직접 꼼꼼하게 확인하고, 채용이 늦어지더라도 HR에 불만을 전달하기 보다는 그로 인한 업무 로드를 기꺼이 감당한다는 것이다.
안자영 매니저는 HR 담당자로서 “지금보다 더 큰 규모의 회사가 되더라도 자유롭고 책임감 있게, 무엇보다 서로 같이 성장하면서 즐겁게 일하는 분위기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향후 목표”라고 밝혔다. “구성원을 감시하기 보다는 그들이 즐겁게 일하고, 성과를 잘 낼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HR의 역할이기 때문에 평가가 아닌 아닌 “상호 피드백 제도를 통해 지속적으로 구성원의 성장과 회사의 성장을 얼라인”하는 데에 집중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