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야근, 왜 건강에 좋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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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의 야근, 왜 건강에 좋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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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영양조사에 의하면 저녁에 근무를 하거나 밤에 근무를 하거나 교대근무를 하는 등 야간에 근무를 하는 비율이 전체노동자의 14.45% 정도라고 한다.

 

이 비율은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이므로, 밤 늦게까지 자영업 하는 분들도 포함한다면 국내의 야간 노동자 비율은 실제로 더 높다고 할 수 있다.

 

국제노동기구 ILO에서는 Decent Working Time (좋은 노동 시간)의 개념을 5가지 관점으로 정의하고 있다.

  1. 건강하고 안전해야 하며
  2. 가족 친화적이어야 하며
  3. 양성평등을 증진해야 하며
  4. 기업의 생산성 경쟁력을 높여야 하며
  5. 노동시간에 있어서 노동자가 영향력을 가지고 선택할 수 있는 점

이 5가지 조건이 갖추어져야 좋은 노동 시간이 성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야근’ 이 Decent working time의 개념에서 얼마나 벗어나는 것일까?

 

먼저 ‘가족친화적’이 될 수 없다. 늦은 시간까지 근무를 하게 되면 집에 돌아가 가족들과 따뜻하게 지낼 수 있는 공감 시간이 부족해진다. 가족과의 관계 뿐 아니라 다른 사회 모임에도 원치 않게 빠지게 경우도 늘게 된다. 5번째 관점은 한국 현실에서 머나먼 얘기겠고 보는 관점에 따라 양성평등 증진과 기업의 생산성 경쟁력 향상은 결론이 달라질 수 있겠다. 약사의 관점에서 볼 때 Decent working time의 5섯가지 관점 중 가장 걱정되는 점은 ‘건강’이다.

 

주로 교대 근무자들을 대상으로 야간에 근무하는 것이 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연구가 많이 되어있는데 크게 4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1. 심혈관질환

교대 근무로 수면을 충분히 취하지 못함으로써 생리 기능의 리듬이 방해를 받게 되고 이로 인해 교감신경과 HPA(시상하부 뇌하수체 부신)의 기능이 항진된다. 또한, 렙틴(체지방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기능을 하는 호르몬)이 감소되면서 비만 당뇨 고혈압 등의 성인병이 발생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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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uld hypertension be a consequence of the 24/7 society? The effects of sleep deprivation and shift work.
Pickering TG1.

 

가까운 일본에서 발표된 자료를 참고해 보면 낮에 근무하는 분들에 비해 교대로 근무하는 분들은 허혈성 심장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성이 2.32배로 높게 나타났다.

 

2. 뇌혈관질환

교대근무 형태로 근무 스케줄이 잡혀 있는 간호사들의 경우 뇌경색이 발생할 위험성이 교대 근무기간 5년마다 4%씩 증가하였다는 연구결과가 미국에서 발표 되었다.

 

3. 우울증

교대근무로 인한 우울증은 가족친화적이지 못한 정신적인 부분과 교대 근무로 인한 수면장애, 햇빛에 대한 노출이 줄어들면서 정상적인 멜라토닌 생성 주기에 변화가 오는 육체적인 부분의 영향으로 우울증이 발생하게 된다.

 

한 조사에서 교대근무 중인 여성 근로자의 경우 우울증의 유병률은 22.6% 남자근로자는 13.4%로 나타났고 장시간 근로자는 주간 및 저녁 근무자에 비해 1.6배 야간 및 장시간 근로에 이중 노출되는 경우는 2배 가량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4. 수면장애와 발암성

야간근무를 반복적으로 하게 되면 멜라토닌의 분비가 줄어들면서 수면의 질이 저하되고 잠을 이루지 못하는 불안감이 스트레스로 작용하여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더욱 더 잠이 안 오게 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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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야간 근무가 수면에 문제를 야기하는 경우는 꽤 흔하며 2014년 소방공무원 심리평가 조사결과, 수면장애로 관리가 필요한 인원이 전체 36.4% 당장 치료가 필요한 인원도 21.8%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멜라토닌 부족으로 인한 수면장애와 일주기의 교란은 암 발병률과의 연관성도 의심되고 있는데 실제 덴마크에서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주 3일 이상 야근하는 여성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주간에 일하는 여성에 비해 2배나 높다는 것이다.

 

2007년 국제암연구소(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는 인체의 활동일주기(Circadian rhythm)를 방해할 수 있는 야간 교대근무를 발암성 추정물질(Group 2A)로 분류했다. 이 외에 단기적으로는 소화불량 같은 가벼운 위장 질환도 관련이 있다.

 

위 연구들은 대부분 교대근무 형태로 근무하는 분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이기 때문에 가끔 야근하는 경우가 이 정도 건강상의 영향을 줄 거라 생각할 수는 없겠다. 하지만 ‘여러모로 그러한 가능성을 줄 수 있다’는 점은 참고할만 하며, 특히 이미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 분들은 더 주의하는 게 좋다.

 

이런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감소시키기 위해서 직장인들이 할 수 있는 건 무엇이 있을까? 몸에 좋다는 비타민 미네랄 홍삼 등이 효과가 있을까?

 

Decent Working Time의 개념을 정의한 국제노동기구의 보고에 따르면 안타깝게도 교대 근무를 해결하기 위한 그 어떤 방법도 직접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없으며 노동시간 조정을 통해 퇴근 후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과 사회 활동을 잘 할 수 있도록 근무 시간을 조정 하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한다.

 

다만 뻔한 조언이라 첨언하기도 그렇지만 정기적인 운동, 커피나 정제탄수화물의 섭취를 줄이고 식이섬유 섭취를 늘리는 올바른 식습관, 그리고 바른 수면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야간에 근무를 하는 분들의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것이 비단 야간 근무하는 분들에게만 도움이 되는 매우 은밀한 솔루션이겠냐만은..)

 

 

– 이 콘텐츠를 야간 근무 중 잠깐 짬을 내 보고 있는 직장인 분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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