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대행사는 늘 ‘야근’에 시달려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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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대행사는 늘 ‘야근’에 시달려야 하는가

 

JANDI-blog-content-smart-work-author-profile-image-김현지

 

대행사(Agency): 광고 대리점 또는 광고 대행사. 라디오, 텔레비전의 광고방송을 알선해주고 커미션을 받는 전문 중개인. 출처 : 네이버

 

현재 광고뿐만 아니라, 홍보, 행사, IT(개발) 등 가히 全영역에 걸쳐 전문 대행사가 없는 영역은 없다고 볼 수 있다. 공공기관, 기업 등에서 특정 분야의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전문적인 인력과 시스템이 구축된 대행사를 활용해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해나가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

 

대행사에서는 단순히 대행하는 회사라는 (순종적이고 소극적인)이미지에서 벗어나 유능한 인재를 얻기 위해 젊은 후배들에게 전문인으로서의 발전 가능성을 어필한다.

 

이러한 대행사의 각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젊은이들은 입사하기 전부터 ‘대행사는 갑님을 모시는 을이며, 야근도 많을 것 같다’는 두려움을 갖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 필자는 홍보대행사에서 AE(Account Executive: 광고회사나 홍보대행사의 직원으로 고객사와의 커뮤니케이션 담당하는 사람)로 일한 바 있다. 그래서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대행사는 야근이 많은 곳이라고.

 

그런데 왜. 도대체 왜? 대행사는 늘 야근에 시달려야 하는가.

 

 

[대행사가 늘 야근에 시달려야 하는 이유 7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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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행사가 야근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지극히 의존적인 수익 구조’ 때문이다. 이 한 줄에 대행사 야근의 이유가 모두 포함되어 있다. 하나씩 자세히 짚고 가보자.

 

 

첫 번째, 언젠가는 반드시 (대행)계약이 만료된다!

대행사는 고객사와 특정 기간 계약을 맺으며 업무를 ‘대행’한다. 보통 1년 계약이 대부분이나, 특정 프로젝트는 1~6개월까지 비교적 단기적으로 계약하는 경우도 부지기수. 즉 언젠가는 계약기간이 만료되고 수익을 창출하는 구멍이 막힌다는 뜻이다. 따라서 대표, 임원 및 팀장들은 계약을 유치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끊임없이 펼친다.

 

팀장의 역량은 실무 능력보다는 ‘계약을 성사’시키는 능력에 판가름이 날 정도니 말이다. 따라서 다음(NEXT) 프로젝트 수주 계획에 대해서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이러한 구조적인 이유로 일상적인 실무를 하고 난 후에도,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한 밑 작업, 즉 ‘프로젝트 제안서 작성’이라는 큰일을 벌이게 된다. 각 개인이 맡고 있는 정규 업무가 끝나면 새로운 프로젝트를 따기 위한 제안서를 쓰게 되고, 이를 위해서 평일 야근, 주말 근무 등 대행사 직원들의 야근 행진이 이어지는 것이다.

 

 

두 번째, 할 일은 많은데 사람은 부족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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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행사 수익의 원천은 어디일까. 바로 ‘인건비’다. 가능한 적은 인력으로 수익률 높은 프로젝트 수행을 통해 이익을 얻는 것이다.

 

따라서 프로젝트 업무량이 많다고 해도 무턱대고 사람을 고용하기가 어렵다. 프로젝트는 언젠가는 계약 만료에 따라 종료되고, 그 이후에도 이 같은 수익을 내는 프로젝트를 새로 들여온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인센티브를 도입한 대행사의 경우, 팀원 한 명이 더 늘어날수록 개인이 받는 급여에 차이가 나기 때문에 민감한 문제로까지 번질 수도 있다. 본인의 업무량이 많아 야근은 할지언정 그만큼 낮은 급여를 받는 것은 용납하기 어려운 것이다.

 

대행사는 인력시장이다. ‘사람만 있어도 설립할 수 있는 회사가 바로 (홍보)대행사’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초기 투자 비용은 다른 회사에 비해 굉장히 낮은 편인 반면, 그만큼 ‘사람(또는 사람의 역량)’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것이 대행사의 특성이다.

 

 

세 번째, ‘갑’님의 요구는 언제나 OK

대행사는 기본적으로 ‘을’의 입장이다. 수익의 원천이 ‘갑(고객사)’에서 나오기 때문에 그러하다.

 

이러한 수익 구조에서 불리한 을의 입장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대부분의 갑들은, 오랜 시간이 걸릴 일들을 참 급하게도 요청한다. 갑이 요청하는 (퇴근 시간 안에 할 수 없는) 과도한 일을 제시간에 마치기 위해 을은 눈물을 삼키고 야근을 불사한다.

 

‘금요일 오후에 요청해놓고, 월요일 오전까지 부탁하는 건 무슨 예의랍니까. 주말까지 근무하란 말이지 않습니까’ 후배가 했던 말이 기억나 피식 웃음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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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하면 7, 8만원을 넘기지 않는데… 10만원이 넘는 교통비가 나왔다니. 과도한 야근이 교통비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네 번째, 공부하라. 익혀라. 적용하라.

대행사는 스스로를 ‘전문가’라고 강조하는 만큼 해당 분야에 대해서는 빠삭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또는 알고 있는 척이라도 해야 한다). 고객사가 관련 업무 영역을 물었을 때, 자신의 고견을 덧붙여 언제든 코멘트 할 실력이 되어야 전문가로서 인정을 받을 수 있기 때문.

 

따라서 바쁜 일상 와중에서도 본인이 해당하는 업의 사정에 밝아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시대에 뒤떨어지고 세상에 관심 없는 사람보다는, 주변에 호기심이 많은 사람들이 대행사에서 일하기에 더 적합할 수 있다고 볼 수도 있겠다.

 

단순히 자신이 맡은 일만 묵묵히 해내기보다는 새로운 것을 익히고 새로운 툴을 접목하면서 본인이 담당하는 고객사의 성과 창출을 위해 다양한 조언을 할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한다(또는 그러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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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여름 인만큼 야근 간식은 아이스크림으로 골라봤다.

 

특히 제안서 작업을 할 때는 타 대행사와 차별화된 그 회사만이 가지는 역량이 제안서 당락의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기에 더더욱 평상시 바쁜 시간을 쪼개고 쪼개 그 역량을 키워놓을 필요가 있다. 부지런한 사람은 업무 이후에도 꾸준히 스터디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야근 스터디를 할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다섯 번째, 노가다의 연속

말 그대로 ‘노가다’다. ‘이렇게나 많은 시간을 들여서 굳이 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되기도 하지만 결과로 남겨야 하기 때문에 노가다를 해야만 하는 경우가 생긴다. 머리 쓰는 일은 아니라서 뇌를 복잡하게 굴릴 필요는 없다. 다만 모니터를 뚫어지게 보면서 지난 자료와 현 자료를 대조하거나 엑셀에 단순한 것들을 무한정 입력하는 단순 노가다 작업만이 남아있다.

 

이러한 노가다는 신입·인턴이 담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첫 업무를 노가다로 시작해 노가다로 마치는 불운한(?!) 신입들은 회사에서의 비전을 보지 못하고 결국 이 업에서 떠난다는 가슴 아픈 후문도 들릴 정도로, 노가다는 야근으로 사람을 지치게 한다.

 

 

여섯 번째, 24시간 대기조

홍보 대행사의 특성일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부정적 이슈 때문에24시간 대기하기도 한다. 퇴근 시간 이후에는 회사를 잊고 개인의 생활에 흠뻑 빠져들고 싶은 사람에게는 곤욕일 수 있겠다. 출퇴근 시에도 스마트폰으로 고객사의 특정 이슈가 없는지 검색하는 것은 (홍보업에서 만큼은) AE의 습관이 되어버린 지 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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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길, 담당 고객사에 무슨 이슈라도 발생하지 않았을지 확인해보기 위해 스마트폰으로 검색해보는 것이 이젠 일상이 되었다.

 

최근 SNS계정을 통해 너도나도 자신의 의견·감정을 표출하게 되면서 더더욱 홍보 담당자가 관리해야 하는 채널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민감한 사안을 다루는 고객사를 담당하는 실무자는, 특정 이슈가 발생되리라 생각되는 기간에는 언제 어디서나 24시간 대기조다. 그리고 그 이슈가 터졌을 때 24시간 근무에 돌입하게 된다.

 

 

일곱 번째, 야근하는 분위기

각 팀마다 복불복이긴 하지만 대행사는 대체적으로 야근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 워낙에 야근을 해왔던 분위기와 습관이 있기 때문.

 

일이 있을 때는 야근을 할 수도 있다. 그런데 왜? 일이 없을 때도 눈치를 보고 퇴근을 하지 않는단 말인가.

 

일이 많을 때는 일을 하느라 늦고, 일이 없을 때는 눈치 보느라 늦고. 팀장 눈치 보느라 어느 하나 퇴근하는 이가 없어 답답했던 적이 한 두 번 이 아니다. 조직 차원에서 빠른 퇴근을 장려하고 직원들의 삶의 균형을 고민하는 것이 회사를 위해서도 꼭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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