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을 잡기 위해 기업들은 변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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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을 잡기 위해 기업들은 변신 중

 

JANDI-blog-smartwork-writer-문경선

 

 

전 세계적으로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밀레니얼 세대란, 미국에서 만들어진 용어로 보통 1982년부터 1999년 사이에 태어나 인터넷, 디지털 디바이스에 익숙하고, 대체적으로 본인들이 원하는 것을 성취한 세대다.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충만한 캐릭터 정도로 의미를 압축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이들에 대한 어두운 면이 더욱 부각되어 표현되기도 한다.

 

버거운 경제 상황 속에서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고 산다는 의미의 ‘삼포세대’, 더 나아가 ‘인간관계’, ‘집’, ‘꿈’, ‘희망’ 등 포기요소가 늘어남에 따라 ‘오포세대’, ‘칠포세대’ 로 불리기도 한다. 이들은 대체로 2007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사회생활을 시작해, 다른 세대보다 물질적으로 궁핍하게 독립했고, 결혼과 내집 마련을 포기하거나 미루는 특징을 갖고 있다.

 

한편, 편한 것에 익숙해 포기하지 못하는 밀레니얼 세대들은 여전히 ‘헬리콥터 부모’와 밑에서 생활한다는 비판적 시선 또한 적지 않다. 헬리콥터 부모란, 아이의 매사 결정에 부모가 지나치게 간섭하고, 아이 역시 부모에게 의존해서, 늘 부모가 아이 곁을 맴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급변한 사회적, 경제적, 이념적 배경에서 자란 밀레니얼 세대가 미래를 이끌어갈 주축이 되는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이들을 소비자로서, 인력으로서, 고객으로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다양한 연구와 분석이 활발하다. 특히 기업들은 인력풀이 밀레니얼 세대로 한정된 시대에, 그들에게 기업을 어필하고, 그들을 효과적으로 채용하고, 그들이 기업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요즘 젊은이들은 회사에 희생하고, 나보다 회사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그런 마인드가 없다’는 어르신들의 성토는 이제 단순히 고리타분하고 촌스러운 사고 정도로 흘려들을 얘기가 아니라 엄연히 ‘잘못된’ 가치관임을 얘기할 수 있는 그런 시대가 왔다. 밀레니얼 세대들이 생각하는 직장생활의 기본 마인드는, ‘어찌 나보다 회사의 이익을 우선시하기 위해 내가 희생해야 한단 말인가?’로 요약된다. 이러한 인력 풀을 제대로 가동하기 위해 과연 글로벌 기업들은 어떤 변화를 마다하고 있지 않은지 살펴봤다.

 

 

밀레니얼의 첫 번째 구직 조건, 즐거운 회사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을 분석한 여러 자료가 공통으로 꼽고 있는 직장/일에 대한 가치관 중의 하나가 ‘직업’을 ‘생계수단’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내가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직업으로 선택하는 것은 물론이고 업무를 통해 즐거움과 보람과 성취감을 느껴야 ‘직업’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는 전 세대를 아울러 가장 이상적인 직업에 대한 가치관이지만, 힘들어도 ‘먹고 살기 위해’ 직장에 다니는 이들이 여전히 적지 않다는 점에 비춰볼 때, 밀레니얼 세대에 와서야 이상적인 가치관이 조금씩 현실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밀레니얼 세대들은 애초에 구직할 때부터 이 요소를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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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Pixabay

 

세계 최대 비즈니스 네트워크 사이트인 LinkedIn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창의적인 사무실 근무환경은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중요한데, 여기에는 재미있고 즐겁게 일 할 수 있는 분위기도 포함된다. 구글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신세대 IT기업에 의해 주목받기 시작한 즐거운(fun and joyful) 사무실 환경 만들기는 최근 다른 기업으로 퍼지고 있다.

 

예를 들면, 미국의 Chesapeake Energy Corp는 직원들을 위한 공간으로 올림픽 경기용 사이즈 수영장, 모레로 된 비치발리볼 코트, 실내 암벽장을 등을 갖춘 2만여 평의 피트니스센터를 지었다. 인터넷 신문 Business Insider의 Amit Chauhan은 관련 글에서, 피트니스 시설이 즐거운 근무환경 조성의 전부가 될 수는 없지만, 직원들이 브레인스토밍을 하거나, 공동작업을 할 때, 정말 휴식이 필요할 때 유용하게 사용할 공간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직원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물리적인 공간이 즐거운 것뿐만 아니라, 회사 분위기와 회사 사람들이 유쾌한지도 밀레니얼 세대에겐 구직 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직접 겪어보지 않고 회사 분위기를 알기는 쉽지 않으나 간접적으로 구직자들에게 즐거운(fun and joyful) 회사 분위기를 전달하는 방법은 단연 소셜 미디어 활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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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Lucas Group facebook

 

2013년 Jobvite의 연구에 따르면, 94%의 회사들이 리크루팅에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고 있으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지원자의 전반적인 자질(candidate quality)은 49% 향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LinkedIn 역시, 62%의 밀레니얼 구직자들은 기업 소셜 미디어를 통해 원하는 정보를 찾는데, 이들이 만족하게 하려면 소셜 미디어에는 기업의 ‘스토리’가 담겨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Lucas Group이 핼로윈데이(HalloweenDay) 직원들의 퍼포먼스가 담긴 사진, 팀 미팅 시간 화기애애하게 직원들이 장난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기업 Facebook에 공개함으로써, 밀레니얼 세대 구직자들에게 전반적인 근무 환경에 대한 ‘스토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Lucas Group의 HR을 담당하는 Sara Luther는 ‘밀레니얼 세대를 채용하기 위한 기업들이 알아야 할 팁’을 제시하면서, “사무실에서 신입사원이 참석한 브런치 행사가 있었는데, 이날 신입사원이 찍힌 사진을 기업 Instagram에 바로 올림으로써, 회사가 신입사원을 환영하고 있다는 분위기를 전달할 수 있다. 아울러 이 사진을 그들의 지인들이 보고, 취업을 축하하며 ‘Like’를 누르게 되면, 결과적으로 일종의 ‘버즈(buzz) 마케팅’으로 회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돈’보다 중요한, 밀레니얼 직원에게 필요한 그것을 고민하는 기업들

직장생활 중 가장 중요한 급여체계에 있어 ‘금전적’인 방식을 선호하던 기성세대와는 달리 밀레니얼 세대는 ‘돈’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것도 그들의 큰 특징 중 하나이다. 스스로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 제대로 보상받고 있다는 느낌은 ‘돈’보다 다양한 방법으로 더 잘 표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최근 이러한 밀레니얼 세대의 취향에 맞춰 ‘비금전적인 보상(beyond compensation and monetary perks)을 더 중시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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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Pixabay

 

The Washington Post지는 2012년, 사무실에 와인바를 갖춘 미국의 DPR Construction 회사를 소개한 바 있다. 회사의 16개 지역 사무실에 모두 와인바가 있고, 텍사스 사무실에는 와인바 대신 살롱이 있다. 직원들의 복지를 위한 것으로 모두 무료이다. 와인은 물론, 맥주, 탄산음료 등 직원들에게 자유로운 분위기와 함께 다양한 음료를 제공하는 것이다.

 

기사의 인터뷰에서 한 직원은 “와인바(Wine Bar)라고 부르긴 하지만, 우리는 그곳에서 점심을 먹기도 하고,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모여 대화하고 미팅도 할 수 있는 소통의 공간으로 활용한다”고 말했다. ‘와인 무료 제공’이라는 복지방식이 직원들이 회사에 대한 높은 만족도를 갖고 업무까지 향상되는 두 가지 결과를 모두 가져온 셈이다.

 

한편 Business Insider에 따르면, Dream Works Animation은 회사의 업종답게 직원들에게 예술강좌와 영화상영회를 제공하고, 미국의 Genentech은 모든 직원에게 근무시간 동안 애완동물을 돌봐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개나 고양이뿐만 아니라 새, 파충류 등 모든 애완동물과 관련해 필요한 서비스를 지원한다. 애완동물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밀레니얼 세대를 유혹할 수 있는 이상적인 복지 아이디어가 아닐 수 없다.

 

Amit Chauhan은 Business Insider에 기고한 같은 글에서 ‘무제한 병가’ 등의 보상체계를 제안하기도 했다. 이는 회사가 직원의 건강을 매우 중요시 생각하고 있다는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저비용의 복지 방안으로, 실제로 최근 많은 기업이 보다 유연한 근무 스케줄 적용 등을 통해 밀레니얼 세대 직원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한국에서도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꿈의 직장으로 알려진 소프트웨어 개발사, SAS Institutes의 다양한 복지혜택 중에는 직원 자녀를 위한 몬테소리 어린이집 운영, 무료 건강센터(health care centre)이용, 스포츠팀 활동과 함께 무제한 병가(unlimited sick days)가 포함되어 있다.

 

모든 직원에게 급여의 다른 방식으로 적용되는 복지 외에, 업무 성과에 따라 제공되는 포상의 의미로 밀레니얼 세대 직원을 위한 맞춤형 방안을 마련하는 것 또한 기업들의 고민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보다 직설적이고 돌려 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며, 잘하는 것에 대해서는 공적으로 칭찬 또는 인정받고 싶어한다. 이러한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을 바탕으로 기업들은 정기적으로 아이디어 발표대회를 하거나 시상식 행사를 통해 성과가 우수한 직원을 공개적으로 포상하는 방안을 확대하고 있다.

 

 

밀레니얼에 의한, 밀레니얼을 위한 기업의 변신

최근 국내외 기업들이 재택근무 확대를 논의하고, 미팅을 최소화하며, 다양한 IT 툴을 이용한 업무 효율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는 이유는 회사를 이끌어가는 직원들이 밀레니얼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Intelligence Group의 Jamie Gutfreund는 2020년까지 전 세계 직장에는 무려 8,600만 명의 밀레니얼들이 일하고 있을 것이며, 이는 경제활동 인구의 40%에 달하는 숫자라고 분석한 바 있다. 어려서부터 인터넷 사용이 익숙하고 이메일 사용이 당연시되어온 세대이기에 오랜 사무실에서의 업무 풍경은 밀레니얼 세대들이 적응하기에 다소 낯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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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Pixabay

 

미국 경제잡지 Forbes에 따르면, 2012년 CareerBuilder가 의뢰해 Harris Interactive가 풀타임 직장인 3,800여 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Face-to-face 커뮤니케이션은 밀레니얼 세대 (25세-34세)가 55%, 기성세대(55세 이상)은 60%가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메일 및 휴대전화 문자(SMS)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은 밀레니얼 세대가 35%, 기성세대는 28%로 인터넷 및 IT기기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에서는 밀레니얼 세대가 더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한편, Gutfreund는 지난해 Forbes와의 인터뷰에서 Intelligence Group이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74%의 밀레니얼은 유연한 근무 스케줄을 원하며, 밀레니얼의 88%는 ‘일과 삶의 균형(balance)’에 만족하지 않고 ‘일과 삶의 통합(integration)’을 추구한다고 언급했다. 즉, 일과 삶은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없는 불가분한 관계이기 때문에, 밀레니얼 세대에게 ‘맞는’ 근무 환경에서 일하는 것은 기성세대들보다 훨씬 중요한 삶의 방향일 수밖에 없다.

 

직장 생활에서 편리함을 강조하는 이들이 기성세대인 선배들의 눈에는 다소 이기적이고 개인적인 캐릭터로 비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밀레니얼 세대가 추구하는 방향으로 기업들이 움직이는 것은, 변화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함께 일하는 전 세대가 행복해지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믿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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