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의 그로스해커, Kevin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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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의 그로스해커, Kevin을 만나다

 

편집자 주: 잔디와 함께 하고 있는 멤버는 총 52명. 국적, 학력, 경험이 모두 다른 이들이 어떤 스토리를 갖고 잔디에 합류했는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잔디 블로그에서는 이 궁금증을 해결해 드리고자  ‘맛있는 인터뷰’를 통해 ‘잔디’ 멤버들의 이야기를 다루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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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겨진 맛집, 모모사라
(source: 모모사라 페이스북 페이지)

◇ 맛있는 인터뷰 섭외 받으면 다들 알아서 숨은 강남 맛집을 찾아오시더라. 오늘 우리가 함께 갈 맛집은 어디인가?

오늘은 특별한 날이니까 버디런치* 에 갈만한 장소를 알아봤다. ‘모모사라’라는 곳이다. 가성비가 뛰어난 수제함박스테이크 레스토랑이다.

* 버디런치: 매 주 금요일 랜덤으로 추첨된 잔디 멤버들이 둘, 둘 짝을 지어 오붓하게 점심을 흡입하는 잔디만의 문화 

 

◇ 어떻게 잔디에 들어오게 됐나?

작년 봄, 교환학생으로 미국에 있으면서 인턴을 찾고 있었다. 당시 학교 게시판에서 한국과 미국 인턴쉽 공고를 봤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몇 없는 구인 광고는 학생 창업/스타트업 채용이 대부분이었다. 실력 있는 개발자도 없고, 인프라도 없는 소위 말하는 ‘열정으로 해봅시다’ 류의 채용 공고 말이다. 실망감을 안고 채용 공고를 하나, 둘 보던 중 잔디가 눈에 보였고, 제대로 해볼 만한 회사라는 판단이 들어 지원했다.

 

◇ 채용 공고 중에 어떤 점이 가장 끌렸나?

개발자 위주의 회사 문화와 CTO가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 잔디에서 통계팀 소속으로 일하고 있는데 따로 통계를 배운 적이 있나?

CTO님이 내가 코딩은 못 해도 전공이 수학과인 데다 컴퓨터 과목을 몇 개 들어 익숙할 테니 ‘통계 관련 일을 시키면 뭐라도 하겠지’라고 생각했단다. 하지만 비즈니스 인턴과 달리 개발 인턴은 코딩을 못 하면 간단한 일도 시킬 게 없다. 그래서 입사 후, 린 스타트업( Lean Startup) 같은 책을 읽으며 공부했다. 본격적인 공부는 구글 애널리틱스(Google Analytics)믹스패널(Mixpanel)을 담당하면서 시작했다.

 

◇ 통계팀은 2명이 일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2명이다 보니 좀 덜 바쁘지 않은가?

훨씬 바쁘다. 혼자 일할 때는 혼자 계획하고 혼자 실행하면 된다. 일하다 막히더라도 팀의 전체 프로세스가 막히는 게 아니니까 속도가 빠르지 않아도 되었다. 하지만 팀이 생기니까 많은 걸 신경 써야 되더라. 회의도 많아지고, 계획도 있고, 지라(Jira) 외 여러 툴을 써야 해서 오히려 업무 속도 자체는 엄청 느려졌다. 이제는 대충 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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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쿠키런 피규어. Kevin의 보물이다.

통계팀의 특성상 마케팅팀과 가장 밀접하게 일하고 있다. 예전엔 경영진이나 세일즈에서 요청하는 지표만 보여드리면 됐지만 마케팅팀이 최근 생긴 이후 데이터 관련 해야 할 일이 부쩍 늘었다.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하면 그때그때 해당 데이터를 추출해 제공하곤 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다. 내부틀 자체를 만들려고 하는 거다.

 

지금까지는 내가 만든 콘솔을 사용하고 있으나 조만간 같은 팀의 Hugo님이 만든 새 틀로 옮길 예정이다. 마치 내가 지은 자그마한 빌라에서 지금 필요한 것을 만들면서 보수공사를 하며 지내다가, 옆에서 짓고 있는 고층 빌딩이 완성되면 이사 가는 것과 같다. 그 후에는 고층 빌딩을 같이 꾸며 나갈 예정이다. 그래서 지금은 일을 따로 하고 있다.

 

Hugo님은 정신적 지주다. 업무 관련해 궁금증이 생기면 다른 팀에 물어보는 게 어려웠다. 다들 자기 일이 아니니 회의실을 빌려 오래 이야기할 수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이건 마치 셜록홈즈가 해골과 대화하다가 왓슨이 생기면서 대화의 물꼬를 튼 것과 같은 기분이다.

 

◇ 우리가 흔히 아는 통계와 다른 것 같다. ‘그로스해커’는 어떤 일을 하는 건가?

안 그래도 내가 하는 일에 대해 꼭 말하고 싶었다. ‘그로스 해커’가 생긴 지 얼마 안 된 단어라 그런지 사람들에게 명함을 건네면 의례 초록화면에서 작업하는 보안 관련 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결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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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디의 그로스해커, Kevin

 

내가 하고 있는 일을 들여다보면 마케팅 업무 반, 개발 업무 반이다. 개발팀에 속하지만 프로덕트 개발이 아닌 통계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다. 즉, 마케팅팀에서 필요한 개발 업무를 맡아서 하고 있는 거다. 말 그대로 ‘성장팀’이다.

 

◇ 잔디에 조인할 당시, 인턴으로 들어왔다고 들었다

작년 7월, 잔디가 법인화 될 당시,  인턴으로 들어왔다. 처음에는 코딩을 배웠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정말 많이 배웠다. 당시 잔디는  나를 포함해 8명 밖에 없었는데 통계에 손댈 사람이 없으니 자연스레 내게도 일이 오더라. 아마 지금 상태에서 지원했으면 시킬 일이 없어서 안 뽑혔을 거다.

 

◇ 뒷북이지만 올 4월 정직원이 되었다. 기분이 어떤가?

기분은 당연히 좋다. 내가 유저 데이터 분석을 위해 만든 콘솔은 인턴들로부터 시작해 회사 서비스가 된 트렐로(Trello)와 같은 케이스다. CTO님이 트렐로를 이야기하면서 “너도 인턴 기간이 끝나기 전에 뭔가 해보고 나가야지 않겠나.”하셨다. 거기서 시작된 게 콘솔이다. 지금 보는 콘솔은 무려 4번 갈아엎고 얻은 결과다. 지금 같은 모양을 갖추기 시작한 게 2번째 갈아 엎었을 때부터다.

 

원래는 인턴 6개월만 하고 나가려고 했다. 스톡옵션을 생각한 것도 아니었다. 내가 원하는 건 공부였다. 학교에서 컴퓨터 구조가 어떻다는 이론을 배우는 건 문제가 안 된다. 근데 본격적으로 뭔가를 만들려고 하면 기본이 되는 게 코딩인데, 그건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더라. 미대에서 그림을 배우는 방법을 가르쳐주지 않고, 수학과에서도 미적분계산을 가르쳐주지 않는 것처럼 기본기 다음의 더 높은 걸 배워야 했다. 그런데 나는 코딩 실력이 없으니 한계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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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갈한 남자, Kevin과 함께 하는 맛있는 밥상

이 분야로 나가고 싶은데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아 밖에서 배워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리곤 2013년에 대기업 연구소에서 인턴을 했다. 그런데 일을 안 시키고 방치하더라. 한번은 아침에 커피를 사 먹으러 나갔는데 나온 김에 집으로 바로 가면 어떻게 될까 싶어 집에 갔다. 근데 아무도 나를 안 찾더라. 전화 한 통도 없었다. 그래서 스타트업을 찾았다. 상대적으로 일손이 부족하니 나에게 일을 시키지 않을까 생각했다.

 

◇ 그 대기업에게 대신 감사의 인사를 보낸다. 보통은 일없이 편한 곳을 찾기 마련인데 일을 하고 싶어 들어왔다니 놀랍다

그냥 흘러가는 시간이 아까웠다. 회사가 나에게 퀘스트를 안 주면 나는 있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면접 당시, 스톡옵션 생각도 없고, 돈도 안 모으고 있으며 오직 내 발전을 위해 공부를 하고 있는 거라고 말했었다. 그 때문일까? 회사 조인 후, 일이 점점 더 늘어나는 건 기분 탓인가 싶다.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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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중한 그의 보금자리

◇ 일 안 하고 쉴 때는 뭐하나?

과거에는 쇼핑을 많이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의미가 없어졌다. 예쁜 옷 입으면 뭐하나? 아무도 안 봐주는데.. 예전엔 왁스도 많이 바르고 그랬는데.. 사람들이 내가 씻고 오든 안 씻고 오든 신경을 안 쓰더라. 한번 해보라. 진짜다. (편집자가 실제 해본 결과, 팀원들로부터 냄새난다는 꾸중을 들었습니다. 옷은 신경 쓰지 않지만 냄새가 나면 신경 씁니다..)

그래서 요즘은 다른 걸 하고 있다. 책상 꾸미는 쇼핑을 주로 하고 있고, 제주도 여행도 갔다 오고, 운전면허도 다시 따려고 하고, 크로스핏도 시작했다.

 

◇ 마지막 질문이다. 맛있는 인터뷰의 공식 코너, ‘어서 말을 해’다. 이전 인터뷰이가 다음 인터뷰이인 Kevin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남겼다. 답변해달라. ‘잔디에서 일하며 가장 웃겼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웃긴 에피소드는 아니지만 이번 여름 워크샵에서 나랑 Andrew가 물에 빠지는 바람에 다른 사람들이 혹여나 물에 빠질까 안절부절못했다. 나는 그들이 벌벌 떠는 동안 유유자적하게 튜브를 타고 놀았다. 재미있었던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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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디 멤버들의 여름 워크샵 단체 사진

◇ 다음 인터뷰이를 위해 질문을 한다면?

잔디에서 개선하고 싶거나 있었으면 하는 복지가 있다면?

 

이번 인터뷰를 통해 회사의 막내이자, ‘그로스해커’ Kevin의 진면목을 알 수 있었다. 건실한 청년 Kevin의 앞날에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안 씻어도 사람들이 못 알아본다는 말은 실험 결과 아니었다는 사실도 함께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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