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크 전문가가 바라본 한국 스마트워크의 현주소
스마트워크 전문가가 바라본 한국 스마트워크의 현주소
스마트워크 강의 전문가 구기모 대표, 이임복 대표 인터뷰
‘스마트워크를 말하다’ 코너에서는 관련 분야 종사자 및 지식인과의 대화를 통해 크게는 스마트워크부터 작게는 협업 툴에 대한 이야기까지 폭넓게 다루고자 합니다. 첫 시작은 스마트워크 강의 및 강연으로 많은 분들에게 잘 알려진 구기모, 이임복 대표와 함께했습니다.
◇ 어떤 내용에 대해 강의를 하고 계신가요?
구기모: 불특정 다수에게 스마트 기기나 클라우드 서비스(SaaS)를 사용해 데이터 관리 하는 방법 등 ‘스마트워크’에 대한 전반적 내용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 단체, 기업을 대상으로 한 창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까지 다양한 분야에 대해 강의를 진행하고 있어요.
이임복: 기업체, 개인에게 스마트워크에 대해 강의하고 있습니다. ‘스마트워크’와 연계된 내용에 대해서도 강의를 하고 있는데요. 마인드 맵(비즈니스 마인드 맵), 시간 밸류 등이 있습니다. 또한, 대기업/중소기업별로 어떤 상황/업무에서 어떤 툴을 쓰는 게 좋을지에 대한 강의 또한 진행하고 있습니다.
◇ ‘스마트워크’에 대해 강의를 하게 된 계기가 있으시다면?
구기모: 2010년 즈음 에버노트(Evernote)를 알게 되었는데요. 이 서비스를 업무에 사용하다 보니 장점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고객 관리도 쉬워지고, 모든 데이터를 이 에버노트에 넣어 다닐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제가 경험한 에버노트의 장점을 알려주다 보니 자연스레 강의를 하고 있는 저 자신을 발견했는데요. 2007년, 제가 근무하던 생명보험사의 신입사원 교육 프로그램에서 ‘스마트워크’에 대한 강의를 시작으로 조금씩 하다 2011년에 전문 강사로 전환하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 ‘프로세일즈맨의 스마트워크‘라는 책을 출간한 후, 세일즈 현장에서 스마트워크를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이임복: 저는 직장생활과 책 집필 활동을 병행해 왔는데요. 아이팟, 아이폰 3GS 등에 푹 빠지며 IT 기기에 많은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아이폰의 국내 출시 당시 교육 업체에서 영업과 마케팅을 했는데요. 모바일 신사업과 관련된 업무를 맡아 경험했던 내용을 토대로 ‘세컨드브레인 스마트폰으로 성공하라’는 책을 출간했습니다. 또한, 구기모님과 마찬가지로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는 유저들의 궁금증에 답하다 보니 이 내용을 묶어 ‘구글 + 아이폰 200% 업무 활용법’을 출간한 바 있습니다. 현재는 출간했던 책 내용과 관련해 강의하고 있습니다.
◇ 외근직의 경우, 보통 회사 차원에서 다양한 툴을 제공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다른 직무 대비 ‘스마트워크’를 잘 실천하고 계시지 않나요?
이임복: 말씀하신 것처럼 외근직의 경우 회사에서 기기도 지원하고, 꼭 사용해야 하는 툴도 미리 설치해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업무 효율성을 위해 지급된 기기와 툴이 회사나 개인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스마트하게 사용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 이유는 사용해야 하는 툴을 미리 지정해 주니 정작 나에게 맞는 툴을 찾아볼 필요도 없고 공부할 시간이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하면 도구는 주어졌으나, 이 도구를 활용해 내 업무 방식에 최적화되어 일할 수 있는 단계까지는 가지 못했다는 점인데요. ‘스마트워크’는 나한테 맞는 툴, 좋은 툴을 찾아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 툴이 몇 개이던지, 혹은 어떤 툴인지 상관없이 자신의 업무 효율성을 높여줄 수 있는 좋은 툴을 사용한다면 그게 ‘스마트워크’라고 생각합니다.
◇ 좋은 툴의 기준에 대해 말해주실 수 있을까요?
구기모: ‘검색 기능 등을 포함해 쉽게 사용할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둡니다. 세상에는 정말 많은 툴이 있습니다. 하지만 사용하기 복잡하고 어려워 활용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툴이 대다수입니다. 이런 케이스들을 봤을 때, 쉽게 사용할 수 있게 제품을 설계하는 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좋은 툴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용자가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관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좋은 툴이란 내가 사용해도 좋고,
다른 사람들이 사용해도
편하겠다는 생각을 갖게 만드는 툴이다.
이임복: 내가 사용해도 좋고, 다른 사람들이 사용해도 편하겠다는 생각을 들게 만드는 툴이 좋은 툴입니다. 이 기준으로 봤을 때, 사용을 터득하기 위해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툴은 좋은 툴로 보기 어려운데요. 이런 서비스들은 개인적으로 스마트워크 툴로 주변에 추천하지 않습니다.
◇ 많은 분이 ‘스마트워크’ 툴로 에버노트(Evernote)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에버노트의 어떤 점이 장점이라고 보시나요?
구기모: 카카오가 기존에 운영하던 클라우드 서비스(다음 클라우드)를 종료했는데요. 서비스 중지를 계기로 그동안 저장했던 자료들을 정리하며 느낀 점이 있습니다. 저는 사진을 업로드할 때 월별로 올리곤 했는데요. 하지만 이렇게 올리니 나중에 파일 검색 시 어려움을 겪었고, 월별로 저장된 사진들이 주제별로 분류되질 않아 원하는 사진을 찾기가 어려웠어요. ‘폴더’라는 것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을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검색 기능이라고 생각합니다. 폴더로 정리하는 것은 검색과는 별개의 문제인 것 같은데요. 그런 면에서 에버노트는 검색 기능이 아주 잘 구성되어있어서 하나의 키워드만으로도 연관 자료를 모두 뽑아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는 에버노트의 태그(Tag) 기능이 검색에 용이하기 때문인데요, ‘스마트워크’ 목적으로 에버노트를 활용하는 분들이라면 공감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 최근 기업, 비영리단체 등 다양한 곳에서 ‘스마트워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두 분이 보시기에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이임복: 대부분의 사람이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몇 년 전만 해도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스마트폰을 무료로 제공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대중화에 따른 보급률의 증가로 많은 사람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개인부터 기업 단위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하면 이 기기를 더 잘 이용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자연스레 생겨났죠.
구기모: 제 관점에서는 아직 ‘스마트워크’에 대한 관심이 무르익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소상공인이나 공무원 관련 교육을 들여다보면 스마트워크에 대한 교육이 기본적으로 들어가 있는데요. 반면 기업체 등에서의 관련 교육 및 강의 수요는 아직 없는 편입니다. 이를 통해 보았을 때, 아직 핫 키워드는 아니나 그 관심은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SaaS) 등장에 대한 기업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구기모: SaaS 툴은 기술의 발전에 따른 당연한 결과임에도 아직 이 흐름을 읽지 못하고 관련 툴의 사용을 금지한 기업도 종종 목격했는데요.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A 기업입니다. 최근 A 기업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스마트워크 관련해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를 수업하려고 했는데요. 어찌 된 일인지 해당 서비스에 접속이 되지 않았습니다. 알고 봤더니 강의 하루 전, SaaS 툴에 대한 접근 자체를 전사적으로 금지했다고 하더라고요. 조금 아쉬운 경우였습니다. 물론, 강의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SaaS툴을 잘 이용하는 곳도 있고, 그렇지 않은 기업도 있습니다. 사실 이런 이슈는 스마트워크에 대한 회사의 대표 성향에 따라 나뉘는 것 같습니다.
스마트워크가 대세로 자리잡으며 SaaS 서비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 이 흐름을 읽지 못해 스마트워크 툴의 사내 이용을 금지한
안타까운 사례를 종종 목격하곤 한다.
이건 다른 사례인데요. 최근 B 회사에 2주 코스로 스마트워크를 위한 에버노트 사용법을 교육하고 있는데요. 아이러니한 건 보안 이슈 문제로 이 회사에 재직하는 사람들은 에버노트를 사용할 수 없음에도 해당 툴 사용법에 대해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회사 내부 자료를 가지고 나가지 말라고 아무리 말해도 편집과 사용이 편한 에버노트 등을 암묵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런 이슈는 사용하는 툴을 제한하는 게 아니라 문서 보안 관련 교육을 강화하는 게 해답이라고 생각합니다.
◇ 끝으로 ‘스마트워크’에 대한 두 분의 생각을 나눠주신다면?
구기모: 스마트워크는 행복해지기 위해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을 가지려고 스마트워크를 하고 있는데요. ‘스마트’하게 일을 해서 확보한 시간을 조금이라도 가족과 함께 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임복: 인터뷰 초반 말씀드렸지만 스마트워크는 나와 궁합이 잘 맞는 툴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내 업무 방식, 환경 등과 잘 맞아 떨어지는 툴을 활용하는 것. 이를 통해 업무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것이 ‘스마트워크’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