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근무제’가 가능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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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근무제’가 가능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 ‘9시 출근, 6시 퇴근’ 시스템을 되돌아볼 수 있는 새로운 연구

 

유연근무제
(image source: Getty Images)

 

 

‘유연근무제’는 뜬구름과 같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고용주들의 절반 이상이 ‘재택근무’나 ‘자율 근무제’ 등 몇 가지 유연근무제도를 직원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유연근무제’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직원 중 많은 수가 이런 제도를 이용하는 게 스스로를 게으른 사람으로 느끼게 만든다고 응답했다. 언스트 앤 영(Ernst & Young)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근로자의 10명 중 1명이 ‘유연근무제도의 부정적 결과로 인해 고통받았다’고 응답했다. 관련 연구는 이와 같은 결과에 대해 사람들이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이 곧 책임감과 신뢰도와 직결된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라 결론지었다. 이에 따라 2015년 말 공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유연근무제에 대한 전체 참여율이 약 12% 정도로 현저히 낮다고 한다.

 

MIT와 미네소타가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는 고정 근무제(9시부터 5시까지 정해진 시간에 일하는 것) 재고를 위한 청사진을 제공했다. 근로자가 자신의 스케줄을 스스로 관리 및 통제할 때 스트레스도 적고 심리적 고통 및 에너지 소진도 적다고 한다. 반면, 직무 만족도는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는 American Sociological Review 2월 호에 실렸다.)

 

비록 이 연구는 업무 생산성을 실질적으로 측정하지 않았지만, 근로자의 행복은 높은 업무 성과와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해당 연구에 따르면 에너지 소진(Burnout)은 근로자의 잦은 결근을 야기하는 주된 이유라고 한다. 이와 관련된 또 다른 연구에선 높은 스트레스가 업무에 대한 관심을 떨어뜨리는 주된 이유임을 밝힌 바 있다.

 

지난 1년간 진행된 한 연구에서는 포츈 500개 기업 중 한 회사에서 850명의 직원을 뽑아 두 개의 IT 부서에 무작위로 나누어 배정한 뒤 그들의 변화를 지켜봤다. 선정된 사람 중 절반은 보통 사람들처럼 재택근무나 유연근무 없이 일주일에 45~50시간을 일했고, 나머지 절반은 STAR(support, transform, achieve, result의 약자)프로그램에 소속되어 스스로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일할 것인지 결정하여 업무에 임하도록 했다.


연구에 시작하기 앞서, STAR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각 팀의 인원들은 매니저와 일정을 조율하는 시간을 가졌다. 각 팀은 의미 없는 미팅과 같은 ‘가치가 낮은 업무’를 줄이는 한편 특정 프로젝트에 맞는 맞춤형 일정을 만들었다. 이 맞춤형 스케줄은 같은 팀에 속한 사람이어도 개인마다, 그리고 날마다 달랐다. 예를 들면, 누군가는 아이를 학교나 체육관에 데려다준 후 11시까지 출근을 하는 일정이지만 누군가는 병원에 들르기 위해 다른 사람보다 일찍 퇴근하는 스케줄을 만들었다. 직원들은 자기 일을 끝내기만 한다면 얼마든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허락되었다. 또한 잘못된 인식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매니저와 관리자들은 일하는 시간보다 결과에 더 집중하고, 직원들 개개인의 삶을 존중하도록 교육받았다.

 

연구 결과, STAR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들의 결과물은 다른 사람들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또한, 그들은 더 적은 시간을 일한 것도 아니었다. 그들은 그저 다른 사람과 다른 방식으로 일한 것뿐이었다. STAR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의 업무방식으로 인해 달라진 것이라곤 일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느끼는가였다. STAR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은 대체로 자신들이 ‘잘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연구원 중 한 명인 Phyllis Moen은 “언제 어떻게 일을 끝마쳐야 하는지 아는 어른으로서 대접을 받는 것만으로도 직업에 대한 만족도를 높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직장인들은 지쳐있다. 2015년 11월 발표된 Pew의 리포트에서 일하는 부모들을 스트레스로 지쳐있고, 굉장히 피곤한 사람으로 표현해 놓았다. ‘유연근무제’를 잘 이용함으로써 이들은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봄에 발표된 연구결과에서는 한 컨설팅 업체에 다니는 몇 명의 사원들이 그들의 동료나 매니저에게 알리지 않고 ‘유연근무제’를 도입했다. 연구가 끝난 뒤 많은 이들의 눈총을 받아야 했지만, 연구 결과는 주목할만했다. 이들은 저녁 5:30분에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을 수 있었을 뿐 아니라 동료들보다 업무 성과도 높았으며, 승진 또한 상대적으로 빨랐다.

 

MIT에서 업무와 조직 연구에 참여했던 Erin Kelly 교수는 “오늘날 모든 직군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탄력적으로 일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연근무제 도입에는 많은 장애가 따르게 된다. Kelly는 “사람들은 남들과 다르게 일하는 것이 자신의 커리어에 영향을 미칠까 두려워해요. 사람들은 어떤 기준을 가진 조직에서 다르게 일하는 게 곧 탈선이라 느끼고 있어요. 이들은 드러내놓고 탄력적 근무를 하는 것보다 자신만의 기준 아래 남들 몰래 탄력적으로 일하는 걸 더 선호해요. 하지만 이건 위험할 뿐만 아니라 자칫 잘못하면 발각될 수 있어요. 이런 방법은 결코 게임의 규칙 자체를 바꿀 수는 없어요” 라고 말했다.

 

STAR연구 결과는 우리에게 게임의 규칙이 바뀌었을 때, 모든 임직원이 – 몇 명의 뻔뻔한 사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모든 사람’이다 – 혜택을 받게 된다는 걸 보여주었다. “이 방법은 그 대상자가 미혼 혹은 기혼이거나 다른 사람을 돌봐주어야 하는 사람이거나, 취미를 갖고 있거나 혹은 강아지를 키우는지 여부에 상관없이 모든 이에게 해당된다. 모든 연령대에서 성별에 관계없이 (게임 규칙의 변화) 효과가 번아웃과 직무 만족도에 긍정적이다”고 Moen은 언급했다. 또한 그녀는 “우리는 몇몇 사람들에 구애받지 않고 모든 임직원의 일과 삶의 균형과 업무 환경을 개선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많은 연구원은 기업문화가 바뀔 수 있다는 데 동의하면서도, 너무 급진적인 변화는 많은 반발을 살 것이라 말했다. 몇몇 직업은 이런 새로운 업무방식에 맞지 않을 수도 있고, ‘책상에 앉아있는 것’이 곧 ‘일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뿌리 깊은 믿음을 단 시간에 변화시킨다는 건 굉장히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Kelly는 “오늘날의 업무 스케줄은 1950년 중반 가정주부를 와이프로 둔 화이트칼라나 블루칼라 노동자들에게 맞춰진 업무 환경입니다. 이런 것을 번아웃이나 몸에 이상 없이 소화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해요”라고 말하며 “우리가 시도했던 건 우리가 어떻게 업무 환경을 개선할 수 있을지를 알아내고자 함이었다”고 덧붙였다.

 

* 본 글은 Bloomberg Business에 올라온 ‘How to Make Flexible Work Schedules a Reality‘를 번역한 내용으로 일부 내용은 이해를 돕기 위해 의역이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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