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크 도입을 꿈꾸는 당신이 체크해야 할 5가지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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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워크 도입을 꿈꾸는 당신이 체크해야 할 5가지 팁

 

최근 퍼지고 있는 스마트워크 문화. 유한킴벌리, 삼성전자 같은 대기업부터 스마트스터디와 같은 스타트업까지 도입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스마트워크 이용률 또한 증가하고 있습니다. 실제 정부에서 합동 조사한 ‘2015 스마트 워크 이용 현황 실태조사‘를 보면 2014년 대비 2015년 민간 기업의 스마트워크 이용률은 3.8% 오른 14.2%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이런 가운데 ‘우리도 한 번 해보자’라는 생각에 큰 고민 없이 스마트워크를 도입했다가 헛물만 켜는 사례도 종종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스마트워크 문화를 조직에 안착시키기 위해선 어떤 요소를 고려해야 할까요? 이와 관련해 올 초 네이버 D2 팩토리에서 진행된 잔디(JANDI)의 최영근 CTO 강의 ‘스마트워크 같은 소리’ 내용을 공유해 봅니다. 해당 강의는 최영근 CTO가 지난 2년간 회사 창립 과정부터 현시점까지 직접 부딪히며 겪은 경험을 토대로 스마트워크 도입 시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할지 간추린 내용입니다.

* 강연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최영근 CTO가 현장에서 말한 내용을 구어체로 표기했습니다.

 

1. 성공사례를 무턱대고 따라가는 건 금물이다

스마트워크
(image source: Pexels)

스마트워크란 무엇일까요? 위키피디아를 보면 다음과 같은 정의를 볼 수 있습니다.

 

스마트 워크(Smart Work)?

종래의 사무실 개념을 탈피하여, 언제 어디서나(Anytime, Anywhere) 편리하게 효율적으로 업무에 종사할 수 있도록 하는 미래지향적인 업무환경으로서 과거의 하드워크(Hard Work)와 대비된다. 스마트 워크는 집에서 업무를 보는 재택근무, 쌍방향 통신의 영향으로 인한 휴대 기기를 활용하여 외부에서 일하는 모바일 오피스, 그리고 집이나 업무 현장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스마트 워크플레이스(Smart Workplace)의 세 가지 새로운 업무 형태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왜 우리는 스마트워크를 하고 싶어 할까요? 말장난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워크 스마트하고 싶어서입니다.

 

우리는 많은 기업이 ‘스마트워크’를 도입해 성과를 얻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성공 사례를 그대로 도입하려 합니다. 하지만 우리 중 그 누구도 그들이 스마트워크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 어떠한 노력을 기울였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려 하지 않습니다. 자포스(Zapos)의 자포지움의 대단함을 칭송하면서, 자포시안(Zaposian)을 정의하는데 토니 셰이 CEO가 6개월이라는 시간을 투자했다는 사실에는 관심을 두지 않아요.

 

얼마 전 미국에 놀러 갔을 당시, 구글 본사에서 일하는 지인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 친구랑 대화하던 중 인상 깊은 구절이 있었는데요.

 

많은 회사가 구글 문화를 벤치마킹하려 하지만 쉽지 않을 것이다.

구글은 이미 전세계에서 가장 큰 회사다.

전세계에서 가장 큰 회사의 고유한 문화를 다른 기업이 어떻게 따라 하겠는가?”

 

특정 문화를 갖는다는 건 쉽지 않습니다. 오랜 기간 리소스를 투자하는 반면 투자 대비 얻을 수 있는 가시적 지표가 없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우리는 비교적 짧은 시간에 효과를 보이는 ‘정책’ 이라는 녀석을 도입하고는 합니다. 정책을 도입하면 잠깐 가시적인 효과를 보이는 듯 합니다. 하지만 이 정책 도입 효과는 오래가지 않고 제자리로 돌아갑니다. 경제적 용어로 ‘호손 효과’라 부르는데요. 일시적으로 효과를 보이는 듯하지만 결국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제가 읽었던 책에 따르면 정책을 도입하겠다는 것은 매니지먼트가 일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해요. 여기서 우리는 내가 편해지고 싶어 정책을 도입하면서 스스로를 ‘효율’이라는 이름으로 속이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2. ‘매력 없는 평균’의 함정에 빠지지 말라

업무 효율성
(image source: Pexels)

기업이란 ‘의사결정’을 내린 후, ‘행동’을 옮기고, 그에 대한 ‘피드백’을 받고, 다시 ‘의사결정’을 내리는 일련의 프로세스가 반복되는 곳입니다. 잔디의 경우, 스마트워크에 대한 어떤 ‘의사결정’을 내렸는지, 어떻게 ‘행동’으로 옮겼는지, 그리고 ‘피드백’에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대한 케이스를 공유 드리고 싶습니다.

 

‘피자 두 판 이론’이란 말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피자 두 판을 나눠 먹을 수 있는 8인 이하 팀의 경우, 의지와 공감만 있으면 수평 문화가 가능한 인원이라고 합니다. 이때 최종 의사결정자는 회의를 조율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 과정에서 의사결정은 수평적으로 결정짓게 됩니다. 잔디도 ‘피자 두 판 이론’이 통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초창기 잔디는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까지 모두 한 공간에 앉아있었습니다. 고개만 돌리면 미팅으로 변하는 그런 구조였어요.

 

안드로이드 개발자가 서버에 궁금한 점이 있으면 고개를 돌려 서버1에게 물어봅니다. 그럼 맞은편에 앉아있는 서버2도 안드로이드 개발자와 서버1의 대화에 참여합니다. 서버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까요. 그러면 함께 서버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그 옆에 앉아있는 기획자도 일에 집중할 수가 없습니다. 이 모든 것이 기획과도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죠. 대화가 진행되다 보면 자연스럽게 UI이야기도 나옵니다. 이제 디자이너도 대화에 참여하게 됩니다. 이렇게 한 공간에서 모든 이가 참석하는 회의가 진행됩니다.

 

당시 저는 안드로이드 개발과 CTO의 역할을 겸했습니다. CTO로서 제 역할은 미미한 수준이었습니다. 그저 회의가 산으로 가지 않게 조율만 하면 됐습니다.

 

네이버 D2
△ 네이버 D2 팩토리에서 강연 중인 잔디의 최영근 CTO

하지만 1년 후, 잔디 멤버가 50명에 육박했을 때 이야기가 달라졌습니다. 50명이나 되는 인원 모두 같은 생각을 갖기란 불가능에 가까운데요. 이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고개만 돌리면 가능했던 미팅 방식을 유지하기엔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이전에는 다른 사람들이 하는 대화에 자연스럽게 끼어들었다면, 이제는 원하지도 않는 데 방해를 받기 시작하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회의 또한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조율하려다 보니 마침표를 찍기 어려울 정도로 계속됩니다.

 

업무 조율 또한 이전과 다른 양상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경력직으로 입사한 인원들은 이전의 직장에서 너무나도 당연하게 지시하던 일들에 대해 잔디 신입들은 “왜요?”라고 되묻습니다. 이전 직장에서는 자신의 경험에 기반해 아무런 제약 없이 시키던 일들이 이제는 설득 없이 진행되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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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을 위해 각자가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설득을 해야 했는데요. 비즈니스팀 모두 동의한 내용을 개발자에게 전달하면 그들은 상처를 받거나 혹은 완전히 다른 의미로 왜곡해 받아들이기까지 합니다. 개발자 및 각 팀은 각각 자신들만의 정서와 뉘앙스, 통용되는 언어가 다르기 때문에 그에 맞는 언어로 번역/통역하여 전달해야 처음 머릿속에 그렸던 걸 100% 전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인사이트를 얻기까지 각자의 정서 소비도 상당했습니다.

 

스타트업
설득과 조율에 대한 노력을 놓는 순간 ‘매력 없는 평균’이라는 결과를 낳게 된다.

이 모든 이슈는 ‘매력 없는 평균’을 야기했습니다. 설득과 조율을 위해 너무 많은 시간과 리소스가 소요되니 나도 한 발짝, 상대방도 한 발짝 양보함으로써 누구도 불만족스럽지 않지만 그렇다고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잔디는 의사결정 방법에 변화를 주었습니다. ‘팀’이 업무의 중심이 되도록 구성했습니다. 실제로 같이 일을 하는 인원이 모인 그룹을 ‘팀’이라 명명하였는데요. 예를 들면, iOS의 경우 iOS 담당 디자이너, 개발자, PM, 테스터가 한 팀이 되도록 구성했습니다. 그리고 이들이 한 공간에 앉을 수 있도록 했으며, 중간 관리자를 두었습니다. 여기서 중간관리자는 의사결정의 권한과 책임뿐 아니라, 각 조직의 성격에 맞게 언어 번역을 담당하도록 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디자인 팀이 없어진 건 아닙니다. 디자이너 간 이해할 수 있는 대화, 개발자끼리 공유할 수 있는 것들이 분명 있기 때문에 그들의 조직은 조직대로 살려두었습니다.

 

3. 각 부서별 상황과 특성을 고려한 마일스톤 중심의 액션플랜을 세워라

액션 플랜
(image source: Pexels)

 

스마트워크를 도입하려다 실패한 대다수 기업들의 이유를 분석해보면 “우리 식구들은 제가 지켜보지 않으면 딴짓을 한다”는 회사 대표 혹은 경영진의 의심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눈도장 찍기를 원하고, 정해진 시간에 출-퇴근하기를 원합니다. 어떻게 하면 이런 의심을 없애고 스마트워크 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을까요?

 

이를 위해 마일스톤(Mile-stone) 중심으로 액션플랜(Action Plan)을 세워야 합니다. 마일 스톤을 수립하고, 중간중간 잘 하고 있는지 점검함으로써 업무 현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물론, 마일스톤을 수립할 땐 각 부서별 특성과 상황을 이해해야 합니다.

 

4. 실명으로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팀을 독려하라

미팅
(image source: Pexels)

피드백 정말 중요합니다. 피드백을 받을 때 익명 게시판을 요구하는 분들이 있는데요. 그 말인즉슨 ‘우리 회사는 익명이 아니면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낼 수 없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힘들겠지만 처음부터 실명으로 피드백을 받으셔야 합니다. 정 힘들다면 처음에는 ‘맛집’, ‘정보 공유’ 등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주제부터 시작하시길 추천합니다. 이런 주제로 실명에 기반한 의견 교환 경험을 쌓을 경우, 멤버들은 차츰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데 익숙해지게 됩니다.

 

토스랩
처음엔 힘들지만 실명으로 피드백을 주고받는 문화가 정착되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저희 잔디 개발팀은 꾸준히 회고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회고는 정기적으로 꾸준히 진행되며, 기록된 내용은 매니저(혹은 팀장)이 꼭 읽어야 합니다. 회고록을 읽는다는 건 엄청난 정서 소모가 요구됩니다. 그 점을 각오하시기를 권합니다. 아마 회고록을 읽으시면 악플을 읽는 연예인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실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런 말이 있죠?

 

‘악플보다 무서운 게 무플이다’

 

회고록을 정성 들여 읽고 반영하는 게 힘들겠지만, 꾸준히 했을 때만 자신의 조직에 최적화된 스마트워크 문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

 

5. 조직문화’는 정원 가꾸기와 같다

정원 가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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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문화를 만드는 것은 정원을 가꾸는 것과 같습니다. 꾸준히 물을 주고, 잡초를 제거해 줘야 하는 손이 많이 가는 작업입니다. 그 과정은 번거롭지만, 아름다운 정원을 생각하며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듯, 수고로움을 감내해야 합니다.

 

 

 

업무용 메신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