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끊임없이 이메일에 대해 걱정하는 이유
이메일, 왜 직장인들에게 늘 스트레스를 주는 걸까?
‘이메일’은 나의 두려움과 불안감의 핵심에 있는 존재이다. 받은 편지함에 읽지 않은 이메일이 나열된 걸 보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누군가가 보낸 메일에 대해 1주일 동안 회신을 안 하면 죄를 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평소처럼 느낌표를 많이 넣지 않아 누군가를 속상하게 한다면 나쁜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메일은 내 자신감 향상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 존재다.
사실 이런 현상은 내가 초래한 결과다. 만약 내가 이런 사소한 것에 구애받지 않는다면 평상시에 훨씬 더 기분이 좋은 상태로 지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이메일이 내 기분을 잡치게 만든다는 점을 아는 것과 그 이메일로부터 나를 분리시킨다는 건 명백히 다르기 때문이다.
작가인 Jocelyn K. Glei는 이 사실을 명확하게 알고 있다. 그녀는 신간 ‘Unsubscribe: How to Kill Email Anxiety, Avoid Distractions, and Get Real’에서 이러한 현상에 대해 깊이 파고들었다. 책의 도입부에서 그녀는 이메일에 중독된 현대인을 과학적으로 설명한다. 이에 덧붙여 왜 우리가 받은 편지함을 보며 걱정을 하게 되는지도 설명한다.
내가 가장 공감한 그녀의 책 내용 중 4가지는 다음과 같다.
1. 우리는 실험용 쥐와 같다
1930년대에 한 심리학자는 실험용 쥐가 고정된 보상(레버를 100번 누를 때마다 먹이가 나옴)보다 무작위 보상(레버를 누르면 무작위로 먹이가 나옴)에 더 자극받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와 유사하게 우리가 받은 편지함을 새로 고침할 때마다 어떤 흥미로운 이메일(보상)을 받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예측할 수 없는 가능성에 대한 중독이 생긴다.
Glei의 책을 인용하면 ‘대부분의 경우, 우리가 이메일을 확인하려고 ‘레버를 누르면’ 실망스럽거나 귀찮은 결과가 생긴다. 잔뜩 화가 난 고객의 항의 이메일이나 직장 상사의 급한 업무 요청과 같은 커뮤니케이션 말이다. 그러나 가끔 ‘레버를 눌렀을 때’ 연락이 끊겼던 친구에게서 온 반가운 소식 같은 즐거운 결과가 있는 경우도 있다. 이런 ‘무작위 보상’이 우리를 이메일에 중독되게 만든다.’
2. 우리는 끊임없이 움직이는 목표물을 쫓고 있다
뇌에서는 ‘임무’를 완료할 때마다 우리를 기분 좋게 만드는 도파민을 분비한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가 ‘미션을 완료하고 싶은 욕구’를 채우기 위해 노력하게끔 만든다. Glei에 따르면 문제는 이메일이 결코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에 따라, 우리는 끊임없이 움직이는 ‘목표물’을 쫓게 된다. Glei는 “이메일로 업무를 보는 도중에는 목표를 향해 가고 있다는 거짓된 느낌이 들 수 있지만 잠시라도 주의를 돌리는 순간 새로운 메시지들을 수신하게 되면서 완성이라는 목표물은 늘 한 발짝 멀어진다.”라고 말했다.
3. 진심은 전달하기 어려운 법이다
우리가 하는 의사소통의 큰 부분은 비언어적인 의사소통이 차지한다. 비언어적 의사소통이란 사람들의 몸짓, 표정, 말투 등을 통해 소통하는 부분을 말한다. 온라인상에서의 소통은 이런 ‘사회적 피드백’을 포함하지 않기 때문에 교감하는 게 어려워진다.
한 심리학자에 따르면 사람들은 메시지를 읽을 때, 보다 부정적인 어조로 받아들인다고 한다. Glei은 “메시지를 수신자는 자동으로 발신자의 의도보다 몇 단계 부정적으로 받아들인다. 만약 발신자가 긍정적인 뉘앙스로 이메일을 보냈다면 수신자는 중립적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반면 발신자가 중립적인 어조로 메시지를 작성했다면 일반적으로 수신자는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 우리는 어떤 메일을 받아도 기분이 좋을 리 만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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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요청을 거절하기는 본능적으로 힘들다
수많은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상호관계의 도덕성을 지닌 경향이 있다고 한다. Glei는 “상호관계 도덕성의 가장 기본적인 단계는 다른 사람의 긍정적인 행동에 자신 또한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싶은 욕구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어머니가 장문의 편지를 써 보내주신다면 우리는 그 편지를 다 읽지 않았더라도 “고마워요 엄마!” 라는 답변을 보내야 하는 의무감을 느낄 것이다. 혹은 회사 상사가 팀 활동에 대한 빠른 업데이트를 준다면 그가 답변을 요구하지 않았더라도 뭐라고 당장 답변을 해야할 것 같다.
요약하면 이런 유형의 스트레스는 우리가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허나 문제는 이런 스트레스가 불안감만 안겨주는 게 아니라 우리의 업무, 창의력, 그리고 웰빙에도 전반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Glei에게 이 주제를 선택해 책을 쓰게 된 이유를 묻자 “이메일은 우리의 생산성을 죽이고 있어요.” 라는 답변을 얻을 수 있었다. 그녀의 말에 의하면 평균적인 사람은 한 시간에 11번 정도 이메일을 확인한다고 한다. 이것을 하루 업무시간으로 환산하면 하루 122개의 메시지를 받는 것과 마찬가지며, 한 주 업무시간의 28% 정도 되는 시간을 이메일에 소요한다고 볼 수 있다. 좀 더 알기 쉽게 표현하자면 보통 사람들은 5.4분에 한 번씩 이메일을 확인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본능을 어떻게 억누르고 이메일 스트레스를 덜 받을 수 있을까?
Glei는 그녀의 책에서 해결책을 제안한다. ‘완성하고 싶은 욕구’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일기나 노트에 그날의 성과를 기록하는 것이 좋다. 비록 작거나 사소한 성과일지라도 꾸준히 기록해 놓으면 하루의 업무가 끝나고 일기를 확인해봤을 때 얼마나 많은 성과를 이룩했는지 알 수 있다.
또한 ‘상호관계의 도덕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본인의 받은 편지함을 실제 우체통처럼 생각해보는 것도 좋다. 우리가 실제로 우체통에 받은 모든 우편에 다 답장을 하지 않는 것을 떠올린다면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이메일을 1-2 번씩 확인하는 시간을 정해놓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5.4분마다 이메일을 확인하지 않고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그 외에 시간을 단축하는 방법도 고려해보는 게 좋다. 시간을 단축하는 방법으로는 이메일 서식을 미리 만들어놓아 20분씩 허비하는 것보다 단 30초만 소비하여 답변하는 것이다. 실제로 Glei 의 책을 보면 다양한 목적을 가진 서식이 들어있다.
예를 들어, 굉장히 길고 복잡해진 이메일 대화에서 나가기 위해서는 ‘와! 저희 대화가 정말 활발하네요.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제 이메일 주소를 숨은 참조로 옮겨주시겠어요?:)’ 아니면 이메일 대화에 참여한 모두가 아닌 한 사람에게만 요청하고 싶다면 ‘안녕하세요 OO씨, 죄송하지만 이메일 답변하실 때 저를 숨은 참조로 옮겨주실 수 있나요? 제가 이번 주에 너무 많은 이메일을 받고 있어서 메일함 정리가 어렵네요. 부탁드립니다 :)’
이메일은 직장인들의 삶에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메일에 관한 집착을 버림으로써 더 중요한 다른 업무에 집중할 기회를 주는 것을 고려해보는 게 좋다. 그렇게 한다면 더 의미 있고 보람된 일을 많이 할 수 있을 것이다.
* 이 글은 Mashable에 게재된 Alyse Kalish의 The science behind why email makes us feel so anxious 글을 번역해 가져온 내용입니다.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일부 의역이 있음을 알려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