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한 조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1 자율성      

🕑 리딩타임: 5

잔디가 소개하는 스마트워크 트렌드

협업툴 잔디는 툴을 넘어, 함께 일을 잘하는 방법과 협업 문화를 고민합니다.
잔디가 소개하는 다양한 스마트워크 트렌드를 통해 당신의 생산성과 업무 효율성을 높이세요.

자율성, 스마트한 조직이 되기 위한 첫걸음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 중 유일하게 높은 실적을 내고 있는 도요타. 2018년 25조 순이익이라는 최대 실적을 낸 도요타는 올해 초 ‘자율성’이란 키워드 아래 대대적인 개혁을 단행했습니다. 개혁의 계기를 만들어 준 것은 빠르게 변화하는 파트너 기업들과의 협업. 우선, 30대의 경영진도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소프트뱅크와 협업을 하면서, 도요타 역시 주요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나이대를 50대에서 40대로 확 낮췄습니다. 또 우버, 그랩, 겟어라운드 등의 차량공유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면서, 토요타 역시 이들처럼 빠르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직원들의 자율성을 강화하고 과감한 권한이양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더 복잡해지고 예측불가능해진 시장환경 속에서 도요타는 스마트한 조직이 되기 위해 스스로의 껍질을 벗고 있는 것입니다.

 

조직을 관리하는 가장 효과적인 규율은 ‘자율’

심리학에서는 자율성이 인간의 본능이자 동기부여의 핵심이라고 말합니다. 환경에 의해서 자율성을 잃어버렸거나 일시적으로 자율적인 상황을 불편해할 수는 있지만, 결국 인간은 자율을 원하고, 자율을 통해 동기부여가 된다는 겁니다. 실제로 스마트워크 선진국인 유럽의 경우, 대기업 리더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팀원들이 자유롭게 일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팀원 개개인이 자기다운 업무방식을 찾도록 도와주는 겁니다. 각자의 특성과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가장 효율적인 업무방식도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몇달 전 저희가 인터뷰한 네덜란드 대기업의 한 리더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조직을 관리하는 가장 효과적인 규율이 있다면 그것은 자율이다.”

 

일하는 방식의 자율 & 업무 권한의 자율

조직 안에서의 자율성은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요 ‘일하는 방식’에 관한 자율과 ‘업무 권한’에 관한 자율입니다.

일하는 방식에 관한 자율은, 일을 언제 어디서 어떻게 할 지를 직원 개인이 결정하도록 허락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하는 방식의 자율을 보여주는 좋은 예는, 저희가 수년 전 방문했던 마이크로소프트 네덜란드 지점입니다. 저희를 가이드해 준 마케팅 팀장 폴은 자기 팀원들이 어디에서 일하고 있는지 모른다고 해서 의아했었는데, 나중에 설명을 들어보니 이 회사는 전 직원들에게 업무 시간과 장소에 대해 완전한 자율권을 주고 있었습니다.

또 다른 자율성은 업무 권한에 관한 자율입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어떻게 일할 것이고, 조직의 리소스를 어떻게 사용할 지에 대한 의사결정을 담당자가 할 수 있도록 허락하는 겁니다. 주인의식 차원에서 직원이 권한이 있다고 ‘느끼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의사결정과 실행할 권한을 갖는 것입니다. 업무 권한에 대한 자율성이 있는 조직에서는 결재 때문에 일이 늦어지는 경우가 드뭅니다. 아주 중요한 사안이라도 한번의 상부 결재면 대부분 끝이 납니다. 만약 어떤 직원이 담당 업무를 진행하는데 잦은 결재가 필요하다면, 역량에 맞게 업무배치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담당자 본인에게는 물론이고, 조직 전체의 시간과 리소스가 낭비되는 결과를 낳습니다.

조직 안에서의 자율성이 ‘일하는 방식’에 관한 것이든 ‘권한’에 관한 것이든 그 중심에는 믿음이 있습니다. 직원을 스스로 자기 관리할 수 있는 성인으로 대접함과 동시에, 적절한 환경만 주어지면 담당 업무를 해낼 수 있는 전문가로 인정하고, 그렇기 때문에 일을 지시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자율성은 업무성과의 상관관계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는 약 천여 명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자율성과 업무 몰입도에 관한 실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실험 참가들의 미션은 회사의 규율에 어긋나지 않는 방식으로 자율성을 높이는 것. 첫 주에는 기존 업무 프로세스를 다르게 고민해 보라는 주문을 받았고, 둘째 주에는 자기다운 업무방식을 찾으라는 주문을 받았습니다. 그 다음에는 회의 때 솔직한 의견을 피력하라는 주문을, 다음에는 업무에서 자신만의 재능을 발휘해 보라는 주문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6주가 지난 후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실험에 참여한 직장인들의 적극성과 업무성과가 이전과 비교해 각각 21%, 14%까지 올라갔습니다. 회사에서의 자율성이 개인의 적극성을 높이고, 업무 성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 입증되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직원들에게 자율을 허락하면 이를 남용할 것이라 우려합니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닙니다. 실제로 관리위주로 수십 년간 운영되었던 회사가 직원들에게 자율을 주면 초기에는 그 자율을 남용하거나 의심하는 사람들이 생깁니다. 개인적인 편의를 위해 매일 일찍 퇴근하는 사람도 있고, 혼자서 책임지기 어려운 프로젝트인 줄 알면서 시작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지시와 관리에 익숙해져 있던 사람들이 ‘자율성’을 익히고 배워가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과도기의 모습입니다. 시간이 흐르면 구성원들은 이 자율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믿게 되고, 자연스럽게 자신의 선택에 따르는 무거운 책임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러면 자율을 남용하는 케이스는 사라집니다. 더구나 자신을 바라보는 수많은 직원들의 눈(Peer Pressure) 때문에 일하는 척을 하기가 훨씬 어렵습니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일을 제대로 하는 직원과 그렇지 않은 직원이 드러납니다. 

 

구성원의 자율성을 높여주는 업무지시법

직원들에게 자율을 경험하게 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도요타처럼 조직 전체가 혁신을 단행한다면 가장 효과적이겠지만, 팀 내에서 업무지시 방법을 살짝 바꾸기만 해도 직원들의 자율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지시받은 일을 하려면 세 가지를 알아야 합니다. 그 일을 해야하는 이유와 배경에 해당하는 ‘WHY’, 일하는 방법에 속하는 ‘HOW’, 최종적으로 만들어내야 하는 결과물에 해당하는 ‘WHAT’입니다. 보통은 업무를 지시할 때 ‘HOW’와 ‘WHAT’만 이야기하고 ‘WHY’를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작년 매출자료 분석해서(HOW) 작년에 핫했던 아이템 리스트(WHAT) 좀 뽑아줘” 같은 식이죠. 하지만 이렇게 지시한 업무는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가 어렵습니다. 리스트에 순위가 안 매겨져 있을 수도 있고, 아이템별 매출량이나 비용 같은 중요한 자료들이 누락되기도 하죠. 일을 시킨 사람은 일일이 다 말해야 하나 싶어 답답하고, 일하는 사람은 한번에 일을 안 시키니 또 답답합니다.

이럴 때는 ‘HOW’를 빼고 ‘WHY’를 말해주는 것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즉, 얻고자 하는 산출물인 ‘WHAT’을 명확하게 함과 동시에, 왜 이 업무를 지시하며 어떻게 활용할 생각인지에 해당하는 ‘WHY’를 자세히 알려주는 겁니다. “사흘 후에 상무님과 미팅이 있는데, 올해 리소스 투입을 늘릴 아이템을 선정해서 거기에만 팀이 집중할 수 있도록 설득을 하려 해. 이 자료를 윤대리가 맡아줬으면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처럼 말이죠. 아주 간단한 변화지만, 여기에는 일에 대한 비전을 직원과 공유하고 그 방법에 자율성을 준다는 원칙이 들어 있습니다. 일을 한번에 맘에들게 못하는 직원들 때문에 고민이라면, ‘HOW’ 대신 ‘WHY’를 알려주는 방식으로 업무지시 방법을 바꿔보세요. 머지 않아 직원의 자율성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경험할 수 있을 겁니다. 

 

자율성의 크기가 조직의 성숙도를 결정한다

일을 해결하는 과정에 자기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누구든 집중력이 올라가고 책임감이 커집니다. 시청자의 선택에 따라 스토리가 다르게 전개되는 인터렉티브 영화 ‘밴더스내치’가 넷플릭스 시청자들의 몰입을 끌어낼 수 있었던 것은, 자율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능을 잘 활용했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하게 일하는 조직들의 첫번째 원칙이자, 직원들의 워라밸 수준을 높이는 핵심인 자율성. 여러분의 팀원은 믿고 일을 맡겨도 될 만큼 충분히 전문적이고, 어떻게 일해야 할 지를 스스로 판단할 만큼 충분히 성숙합니다. 더 이상 다 큰 성인들을 어린아이 취급하며 일하지 마십시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