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말고, 라인 말고 : 디자인 스튜디오 팀장의 업무용 메신저 사용기 2편
※ 먼저 이 저널은 디자인 스튜디오 일을 진행하면서 개인적으로 느낀, 편협하고 편파적인 글임을 미리 알립니다.
“잔디로 주시면 안돼요?”
내가 6개월 동안 업무를 하면서 생각보다 많이 듣는 요청사항이다. 자료를 공유하거나 스케줄을 공유할 때 습관적으로 메일이나, 카톡을 사용하려고 하는데 그때마다 팀원들이 잔디에 분류된 프로젝트에 맞게 공유를 요청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업무용 메신저에 정착하지 못한 사람은 도입을 꾸준하게 외치던 나인 듯 싶다. 굳이 변명하자면 클라이언트에 맞게 여러 가지 플랫폼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6개월 동안의 업무용 메신저 정착기는 아직은 걸음마 단계지만 잘 정착되고 있다. 그리고 정착이 되었다는 건 업무용 메신저 도입 목적이었던 “개인과 업무의 분리”가 잘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이며 또한 사용하는 팀원들도 업무용 메신저로 인한 장점을 인식했다는 점이다.
No.1_Rewind, Remind (되돌리고, 기억하다)
1편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디자인 스튜디오 사월은 잔디 토픽 사용은 3가지 섹션으로 나누어서 활용하고 있다.
전체 공지 섹션은 다시 한번 아래와 같이 분류를 하였다.
1. 공지사항 – 회사에 크고 작은 토픽에 대한 공지사항
2. 회의록 – 매주 월요일에 진행하는 전체 회의 정리 파일 및 회의에 대한 의견 공유
3. 업무자료 – 이 방은 가장 기초적인 업무자료를 모아 둔다. 공통 문서 양식과 같은 업무자료 공유
4. 점심식사방 – 사실 잔디에서 가장 활성화되어있는 섹션 중 하나 ‘투표’기능이 빛을 발하는 곳
5. 일정 공유 – 잔디는 구글 캘린더를 연결하여 일정 알림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너무 많은 알림은 팀원들에게 피로가 누적돼서 현재는 프로젝트 매니저가 앞으로 다가올 일정을 정리하여 공유하고 있다.
6. 프로젝트 섹션 – 업무용 메신저의 핵심이다. 아직도 가장 효율적인 분류를 위해 여러 가지 표기법으로 테스트 중이다. 클라이언트 이름을 넣는 것이 효율적인지 또는 서버에 있는 프로젝트 폴더 이름을 넣는 것이 편리한지.
메신저 도입 후 정보 습득에 대한 업무 효율 증대가 가장 크게 개선되었다. 장기 프로젝트 진행 시 진행 상황을 착각하는 경우 혹은 여러 프로젝트를 한 번에 진행할 때 쏟아지는 정보를 처리하지 못해서 효율이 안 나오는 경우가 있다. 업무용 메신저를 사용한 뒤 손쉽고 강력한 검색을 통해 ‘Rewind, Remind (되돌려서, 기억하다)’ 가 가능한 것이 몸소 느끼는 부분이다.
예를 들자면 “우리 수정사항 언제 어떻게 하기로 했지?”라는 질문을 했을 때, (팀 매니저가 많은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을 때 위와 같은 질문은 어쩔 수 없다. 항상 모든 프로젝트를 정확하게 기억할 수는 없으니까) 가장 좋은 경우는 프로젝트 담당자가 머릿속에 정확히 기억해서 “x일 까지 어떻게 보내기로 했습니다.”라고 대답하는 것이 Best다. 하지만 담당자도 많은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100% 기억하기 어렵다. 업무용 메신저를 사용한 뒤부터는 성실하게 프로젝트 토픽에 내용을 공유해 놓기만 해도 간단한 검색으로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업무 분류, 할 일 및 일정 관리는 업무의 기본이다. 빠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문서로 정리하는 시스템이 정착되어있지 않은 소규모 회사인 우리는 단지 ‘업무용 메신저’를 도입했을 뿐인데 효율성이 크게 향상되는 것을 느꼈다. 이를 통해 발전은 작은 것의 변화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되었다.
No. 2_Anytime, Anywhere
가장 큰 장점 중에 하나는 Windows, Mobile, Mac 어떤 플랫폼에서든 접속을 하면 같은 자료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자료가 잔디에 남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삭제되는 일도 없어서 회사에서 하던 업무를 제약 없이 어디서나 연장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재택 근무가 어려운 것은 자료가 회사에 있고, 동료 간 커뮤니케이션이 불가능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업무 공유를 잔디로 집중하다 보니 ‘자료’와’커뮤니케이션’의 문제가 해결되며 재택 근무가 가능하게 되었다.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근무할 수 있는 것은 회사와 팀원들의 인식의 변화를 불러일으키게 되었다. 물론 얼굴을 전혀 보지 않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머리를 식히고 싶을 때 장소를 바꿔서 업무를 진행해도 효율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팀원들의 인식은 실제로 장소의 제약 없이 일을 할 수 있게 되었고 그러한 작은 성취는 때때로 리프레시를 할 수 있게 해주었다.
No.3_작은 것들로 인한 변화
Creative가 중점이 되는 업계의 특성상 아직은 아날로그에 가까운 업무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는 업계 사람들과 스마트워크에 관련해서 이야기하다 보면 각자 많은 의견을 가지고 있다. 그 중 가장 많은 의견은 “스마트워크로 전환하는 것은 어렵고 복잡하지 않을까? 바꾼다고 효율이 높아지기는 하는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익숙한 업무 프로세스에서 새로운 것을 적용하는 것은 분명 어렵고 복잡한 일이 맞다. 남들이 아무리 쉽고 간단하다고 해서 익숙한 나만의 패턴을 바꾸는 것이니까. 그리고 스마트워크로 바꾼다고 해서 효율이 생각한 것만큼 극대화된다고 생각하면 그건 새로운 기술에 대한 환상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약간의 불편한 작은 변화는 시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 시작은 단지 업무와 일에 필요한 메신저를 각각 사용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과 불편한 도전이었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 불편한 도전은 작은 변화로서 회사에 자리 잡아가고 있다. 그리고 작은 변화는 시간이 더 지나 숙성이 되면 업무 스트레스가 조금이나마 줄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