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코로나 시대, 출장 없이 글로벌 성과 달성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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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 각 분야의 ‘일잘러’들과 ‘소통과 협업’에 대하여 솔직 담백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월간 일잘러’입니다. 이번 달에는 무역산업에 특화된 SaaS ‘Tradir’를 서비스하는 영갑의 이승호 공동대표를 만나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수출 300억을 달성한 성공 노하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자기소개와 함께 커리어 패스에 대해 이야기 해주세요!

Tradir(영갑) 서비스하는 영갑의 이승호입니다. HR, 재무, 영업 등 특정 업무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해 주는 다양한 SaaS 서비스가 있는데, 저희는 무역 산업에 특화된 SaaS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무역은 국내 거래 대비 훨씬 복잡한 프로세스와 관리 포인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커뮤니케이션 업무가 따르고 관리의 복잡성도 빈번히 느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엑셀에만 의존하여 업무를 하다 보니 업무의 생산성이 떨어지고, 잦은 실수가 발생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다양한 거래를 관리하지만 가시성이 떨어진다는 문제점이 있는데 이러한 무역업 속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탄생한 서비스가 Tradir입니다. 현재 저희 팀은 10여 명으로 인원의 절반은 개발 담당, 절반은 무역 및 마케팅 전문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저는 공동대표로서 제품 개발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대기업에서 스타트업으로 적을 옮기는게 쉽지는 않으셨을텐데 어떠한 계기와 목적이 있으셨나요?

대학생 때 가장 가고 싶었던 회사가 대우였기에 대우인터내셔널에서의 회사 생활은 만족스럽고 즐거웠습니다. 5년 정도 지나고 나니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일에 한계를 느끼는 지점들이 있었습니다. 마침 아이폰이 나오면서 스마트폰의 시대가 열렸고 ‘Steve Jobs’ 전기와 ‘Software is eating the world’란 마크 안드레센이 쓴 글을 읽으며 IT&소프트웨어 창업에 대한 큰 관심이 키웠습니다. 당시 30대 초반이었기에 큰 두려움 없이 회사를 나왔고, 당시 청년창업 사관학교 지원에 힘입어 오토비를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오토비는 온라인 자동차 수리 중개 서비스로 자동차 손상을 사진으로 찍어 앱에 올리면 자동차 정비 회사로 바로 넘어가 역비딩을 받는 서비스였습니다. 1년 뒤 제 친동생이자 현재 버즈빌 이영호 공동대표가 버즈빌의 잠금화면 광고 플랫폼 아이디어를 제안하였고 이를 착수하기 위해 팀을 합치게 되었습니다. 7년 동안 버즈빌의 COO로서 열심히 일하였습니다. 시리즈 A, B 펀딩을 유치하였으며 좋은 동료들과 함께 많이 배우고 성장하였던 것 같습니다. 이후 무역 분야 혁신을 함께 고민하던 대우 동기 김남우 대표와 사업 구체화시키기 위해 버즈빌을 떠나 현재 글로벌 무역을 위한 Tradir를 서비스하는 영갑을 공동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가슴을 설레게 하는 무역과 글로벌이란 단어는
제 인생에 풀어야 할 하나의 미션처럼 느껴집니다.

 

코로나19가 무역업에 많은 변화를 주었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코로나19는 무역업에 상당한 변화를 초래하였습니다. 이에 기업들이 온라인을 통해 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있으며, 제품과 고객의 특성에 따라 업무 환경은 다르게 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엔드 유저가 소비자인 경우 알리바바와 같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제품을 판매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이전과 큰 변화가 없는 편이죠. 반면 엔드 유저가 철강, 화학과 같은 코모디티(Commodity) 분야의 기업이라면 코로나19 이전 오프라인으로만 거래가 되었기에 더욱 큰 변화가 발생했죠. 사실 무역업계에도 온라인 시대가 오고 있으며, 준비를 해야한다고 느끼고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상황이 올 줄은 몰랐던 거죠. 

특히 한국은 개방형 경제다보니 코로나19라 하더라도 수출을 안 할 수가 없습니다. 기존 거래처와의 거래 규모를 키우고, 신규 거래처를 발굴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데 대유행 이후 이러한 관계 유지 및 형성에 있어 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이 어려워졌습니다. 이전에는 대부분의 수출 기업들이 기존 거래처와의 거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아 온라인 비중에는 신경을 거의 못 썼습니다. 홈페이지도 형식적인 수준에 지나지 않는 것들이 많았습니다. 코로나19 초창기만 해도 몇 개월 버티면 정상화되어 이전 처럼 돌아가겠다고 생각했지만 현재는 사람들의 인식이 많이 바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무역업은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나요?

현재 무역업에서는 대면으로 새로운 고객 발굴이 어려워지면서 온라인 플랫폼을 적극 활용한 새로운 판로 개척이 매우 중요한 과제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비대면 환경에서 효율적인 업무관리도 중요해졌습니다. 사실 코로나19로 단절된 시대가 되었다고 해서 무역업의 패턴이 완전히 변하지는 않았습니다. 새로운 고객 확보에 어려움이 생긴 만큼 기존 거래처와의 관계를 더 면밀히 이어가 거래를 유지하거나 거래량을 확대해야합니다. 그렇다고 신규 고객 확보를 안 할 수는 없죠. 그럼 신규 소싱처를 찾는 것은 어떻게 할까요? 앞서 이야기하였듯이, 현재 ‘무역업=오프라인 업무’라는 큰 축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습니다. 디지털 전환을 보다 빠르게 도입하고 있으며, 온라인을 통해 리드를 확보하는 방법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앞으로의 미래에 중요한 경쟁력이 된다는 것을 이제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4차 산업혁명 방아쇠를 당겼습니다.
무역업에서도 더 이상 디지털 전환을 지체할 수 없습니다. 
더 많은 변화의 가속화에 준비해야 합니다!

 

온라인을 활용해 3년 만에 수출 100억을 달성한 성공 스토리를 이야기해주세요.  

Tradir를 개발하기 이전에는 송유관과 같은 철강 파이프를 수출하거나 3국간 무역을 하는 회사였습니다. 2018년 10억, 2019년 40억, 그리고 올해 상반기에만 60억 이상의 수출을 하였습니다. 물론 기존 오프라인 거래처의 수출 규모가 커진 것도 영향도 있었지만, 2019년부터 온라인을 적극 활용하면서 매출을 키운 것이 주효했습니다. 이렇게 3년 만에 100억을 달성하기 위해서 저희 Tradir가 중요시하는 두 가지 사항이 있습니다.

무역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합니다.
저희는 원래 콜롬비아가 유일한 시장이었습니다. 시장 확대를 위해 동일 문화권인 중남미 다른 지역을 공략하고자 하였고, 이때 어떤 곳을 공략할지 정하는데 있어 무역 데이터를 적극 활용했습니다. 판지브, 임포트지니어스, 트레이드 아틀라스 등에서는 각국 관세청의 통관 신고자료와 BL 자료를 기반으로 누가, 누구에게, 어떤 제품을 얼마나, 어디에서, 어디로, 얼마에 팔았는지 거래 단위로 알려주는 곳이 있습니다. 데이터를 들여다보는 것에 익숙해지다 보면 빠르게 잠재 가능한 거래처를 인지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남미 인근 파나마, 과테말라, 페루, 코스타리카 등 국가의 자료를 확보했고 타깃 바이어를 선정해서 보름간 출장을 다니면서 잠재 고객을 모두 만나고 왔습니다. 이때 많은 신규 거래처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곳을 개척해야 합니다.
저희뿐만 아니라 많은 경쟁사들도 저희처럼 무역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초창기에는 주어진 동일한 소스를 경쟁자들 보다 더 잘 분석하고, 도출된 데이터에 따라 획기적인 전략을 짜는지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새로운 소스를 발굴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이를 깨닫고 저희는 직접 Mr.pipeoffer라는 파이프를 판매하는 웹사이트를 만들었습니다. 이때 작은 예산으로 구글 광고를 진행하였는데 예상보다 많은 방문객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인콰이어리도 많이 받고, 오더까지 연결시켰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것을 구축하는 노력을 미리 해 둔 덕분에 코로나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저희는 수출을 크게 늘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성공에는 협업이 필수일 거 같은데 어떻게 하면 협업을 잘 할 수 있을까요?

무역업에서 평균적으로 계약 체결에서 무역 이행까지 프로세스가 1년 정도 걸립니다. 해외 지사, 법인 혹은 에이전트, 해상, 항공 운송, 통관, 무역금융 등 거래 한 건 당 최소 4~5명 이상의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협업이 필요합니다. 어느 소속과 어떤 수단으로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할 것인지에 따라서도 업무 생산성도 판가름됩니다. 이메일은 보통 내·외부 모든 이해관계자와 업무 협업을 위해 사용됩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이메일은 협업에 있어서 비효율적인 툴인것 같습니다. 협업에 있어 파일과 메시지 교환이 잘 구분되어져서 쉽게 찾을 수 있어야 하는데, 이메일은 여러번 주고 받은 하나의 이메일 쓰레드(Thread)에 모두 파묻혀 원하는 정보를 찾기가 굉장히 불편하고 어려습니다. 뿐만 아니라 당사자간 하나의 맥락을 공유하고 있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죠. 이에 저희 본사와 해외 지사 및 법인 간에는 이메일을 대체하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찾아보기로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툴 트렐로를 가장 먼저 사용해보았습니다. 하나의 카드에 하나의 거래에 대한 모든 첨부파일과 코멘트로 메시지를 교환하였습니다. 하지만 무역업에 맞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현재는 저희가 개발한 Tradir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거래를 하나의 축으로 놓고, 해당 거래와 관련된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하나의 워크스페이스에서 파일을 서로 공유하고 대화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한 툴을 다채롭게 사용함으로써 커뮤니케이션이 개선되고 이를 통해 업무 효율이 3~4배 이상 향상된 것 같습니다. 시차도 무역에서는 중요시 고려해야 할 사항입니다. 저희처럼 주된 교신 대상이 시차가 작은 중국, 동남아에서 부터 시차가 많은 남미까지 소통을 아우를 수 있는 잔디와 같은 툴은 훨씬 더 유용하다고 생각합니다. 

▶ Tradir, How It Works?

 

무역업에서 어떻게 일하면 ‘일잘러’가 될까요?

수입과 수출이 있는 무역업에서 특히 수출은 해외 영업이 주된 임무입니다. 무역업의 일잘러라면 신규 및 기존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와 함께 잘 판매하고, 기존과 다른 새롭고 획기적인 방안으로 수출 규모를 성장시킬 수 있다면 단연 최고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데이터 활용과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에는 두가지 추가적으로 고려해야할 사항들이 있습니다.

Online Presence(온라인에서 존재감)을 가지는 것입니다.
코로나19 전부터 현재까지 B2B는 오프라인 업무가 절대적입니다. 그러나 B2B Cross Boarder에서 온라인 비중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으며, 2025년에는 바이어와 셀러간 인터렉션의 80%는 디지털 채널로 이뤄질 것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은 구매 결정자들이 빠르게 밀레니얼 세대로 대체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디지털 네이티브로서 이전 세대와는 달리 온라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ROBO(Research Online, Buy Office)의 행동 패턴을 보입니다. 즉, 이미 거래처가 있더라도 이들은 온라인에서 다른 거래처나 다른 대안들을 모색합니다. 이제는 신규 거래처 발굴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기존 거래처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Online Presence의 중요성을 인지해야 합니다. 

B2C 수준의 높은 무역 서비스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경쟁사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디지털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쿠팡처럼 물건을 주문하면 당일 혹은 늦어도 다음 날 받을 수 있습니다. 배달의 민족처럼 음식 하나를 주문하더라도 주문 접수부터 배달완료까지의 모든 과정을 트래킹 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반품 또는 환불도 쉽게 가능해졌습니다. 이와 달리 무역업 B2B 세계에서는 여전히 부족합니다. 고객의 물건을 배에 실어 보내도 트래킹을 해주는 곳을 찾기 어렵습니다. 여전히 무역의 벨류체인이 불투명하고 비효율적인 부분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구매 결정자의 눈높이가 높아졌고, B2C의 편리성을 축으로 B2B에서도 요구하고 있습니다. 빠르게 시장의 니즈를 파악하고 개척한다면 무역업의 일잘러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 Why Software Is Eating the World by Marc Andreessen

 

하지만 여전히 온라인이 갖는 본질적인 한계들이 있을 텐데, 이를 어떻게 정의하고 보완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B2B 무역에서 온라인은 아직까지 한계가 있습니다. 온라인에서 B2C처럼 판매까지 이뤄내는 것은 아이템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업 대상의 제품이라면 아직 이른 단계에 있습니다. 온라인에서 리서치하고, 오프라인에서 구매하는 ROBO가 현재 상황입니다. 따라서 저희는 ‘Qualified된 진성바이어의 가능성이 있는 리드 확보’ 온라인 상에서의 목표이고, 최종적인 오더를 이끄는 것은 오프라인의 도움을 여전히 필요로 합니다. 저희 사례를 예로 들면, Tradir가 오픈도니 후 전 세계 대상으로 구글 검색 광고를 진행하였고 상당 수의 트래픽과 인콰이어리가 이집트에서 발생했었습니다. 그러나 온라인 상에서 실질적인 계약 성사까지는 사실상 어려웠습니다. 그 후 두바이에서 온라인에서는 리드, 출장을 통해 체결하는 프로세스를 이행하였고 보다 높은 성과를 달성 할 수 있었습니다. 판매하는 제품의 특징과 고객의 특성에 맞춰 온·오프라인의 적절합 조합이 정말 중요합니다. 

시장의 니즈를 누구보다 빠르게 파악하고 새롭게 개척해 나아가는 것이
무역업 뿐만 아니라 모든 직무에서의 일잘러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콘텐츠는 토스랩 잔디에서 주최한 ‘월간 일잘러 9월’ 웨비나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위 인터뷰 내용의 토스랩 양진호 이사와 영갑 이승호 공동대표의 생생한 목소리로 듣고 싶으시다면 지난 9월 28일에 진행된 ‘코로나 시대, 출장 없이 글로벌 성과 달성하기’ 웨비나 영상을 시청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