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아이비리그 출신 창업가가 전하는 Y Combinator에서 경험한 성공 노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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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 각 분야의 ‘일잘러’들과 ‘소통과 협업’에 대하여 솔직 담백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월간 일잘러’입니다. 이번 달에는 AI로 짝퉁을 선별하는 아이비리그 출신 창업가의 고군분투기 이야기를 나눠줄 마크비전 한국 대표 이도경 대표를 모시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자기소개와 함께 마크비전에 대해 알려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마크비전의 공동 창업자이자 한국 대표를 맡고 있는 이도경이라고 합니다. 저희 마크비전은 글로벌 이커머스에서 AI 기반 플랫폼으로 위조상품을 자동으로 탐지하여 기업의 브랜드를 보호하고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여 브랜드 가치를 지켜나가고 있습니다. 저희 고객사로는 대표적으로 랄프로렌, 젠틀 몬스터, 캉골 그리고 헬렌 카민스키가 있습니다. 이 같은 글로벌 브랜드가 마크비전과 만나기 전에는 중국 커머스 알리바바, 동남아의 쇼피와 라자다 같은 곳에서 위조된 상품들이 많이 유통되고 있었습니다. 이에 브랜드 내에서 팀을 꾸려 수동적으로 모니터링하며 관리했었습니다. 시간과 노력이 상당한 업무였었죠. 마크비전이 이를 혁신할 수 있겠다고 자부했고, 현재는 탐지부터 제거까지 자동화하여 보다 고객이 효율적으로 업무에 임할 수 있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파생되는 다양한 인사이트 또한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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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비리그 코넬대 호텔경영에서 마크비전의 이인섭 대표와 공동 창업하기까지 스토리가 궁금합니다! 

마크비전 공동 창업자 이인석 대표(왼)과 이도경 대표(오)

 
미국 코넬대학교 호텔경영학부 기간 중 병역 의무를 위해 한국에 왔었습니다. 그 기간 동안 기업가·창업가의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소프트뱅크 그룹(Soft Bank Group)의 손정의 회장님, 버진 그룹(Vergin Group)의 리처드 브랜슨 회장님 그리고 현대그룹의 정주영 회장님의 전기와 자서전을 읽으면서 혁신적인 기업을 만들어 세상을 바꾸는 것에 제 삶을 투영해보고 싶었습니다. 학교 졸업 후, EY(Ernst & Young: 딜로이트, 프라이스 워터 하우스쿠퍼스, KPMG와 함께 세계 4대 회계 법인을 이루는 대형 회계 법인)에서 컨설턴트로 커리어를 시작했고, 데일리호텔 스타트업에서 Chief of Staff로 일하면서 해외투자 총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AI블록체인 중심으로 컨설팅을 하다 보니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이 기업 안에서 활발히 확대되고 있는 것을 체감했습니다. 다양한 인사이트와 결심으로 저는 2019년에 글로벌 회사를 창업하기 위해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미국으로 다시 넘어갔습니다. 이 무렵 마크비전 공동 창업자 하버드 로스쿨 출신 이인석 대표를 만나게 되었고, 함께 사업을 구상하며 시장을 탐색했습니다. 
세상에 새로운 시장은 없다. 이미 존재하는 시장을 혁신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창업팀의 경험보다는 그 팀이 선택한 마켓을 본다.

돈 발렌타인(Don Valentine),
세계 최대 벤처캐피탈(VC) 세쿼이아 캐피탈(Sequoia Capital) 창업자

저희는 기본적으로 B2B 사업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 시장을 혁신하고 싶었습니다. 어떤 마켓에 어떤 서비스를 구축할지 고민을 하던 중에 위조상품 시장의 문제를 발견했습니다. 위조상품 거래가 약 1조 원가량에 달하고 있고, 2023년에는 1.7조 원가량까지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할 거라는 데이터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 문제를 AI로 해결해 볼 수 없을까 생각했고, 곧바로 브랜드 지식재산권(IP) 보호 솔루션에 집중하여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돈 발렌타인(Don Valentine)이 말한 것처럼 저희는 기존의 시장에서의 문제를 발굴하고 다양한 기술을 응용하여 이를 혁신하고자 했습니다.

 

▶ Don Valentine, Sequoia Capital: “Target Big Markets” 1https://www.youtube.com/watch?v=nKN-abRJMEw

 

세계 최대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Y Combinator의 투자 육성 프로그램 출신으로 들었습니다. 합격에서 참여까지 겪은 경험을 공유해주실 수 있을까요?

우선 Y Combinator에 대해 소개해드릴게요. Y Combinator는 2005년에 설립된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시드 액셀러레이터(Seed Accelerator: 시드 액셀러레이터는 성장을 위한 시드 투자, 연결, 판매, 멘토쉽, 교육, 그리고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한 공개 피칭 이벤트나 데모데이까지 아우르는 집단 기반 프로그램)2https://ko.wikipedia.org/wiki/%EC%97%91%EC%85%80%EB%9F%AC%EB%A0%88%EC%9D%B4%ED%84%B0입니다. Y Combinator 프로그램에서는 매년 3개월 프로그램을 두 번 운영합니다. 프로그램을 통해 성장하는 스타트업들로부터 보통 7%의 지분을 받고 자문 및 지원을 해줍니다. 이곳 출신으로는 가장 대표적으로 Airbnb와 Dropbox가 있습니다.

 

| 고민과 참여
이 프로그램을 지원할 때 사실 ‘굳이 해야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아마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같은 위대한 테크 기업들은 시드 액셀러레이터를 거치지 않고도 충분히 훌륭한 기업으로 성장했기 때문입니다. Y Combinator 참여하면 (1)프로그램을 통한 배움과 성장 (2)시드뿐만 아니라 (3)미국 내 네트워크를 형성함으로써 사업에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이인석 대표가 저를 설득했습니다. 마크비전은 서울과 LA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회사다 보니 미국에서 사업을 키워나가기 위해서는 Y Combinator의 트레이닝을 받으며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배워나가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그런 가치에 동의해 마크비전은 2021년 Summer Batch에 지원했고 당당히 합격했습니다. 

| 성장과 배움
이번 프로그램은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트레이닝이 지원되다 보니 그동안 물리적 제약으로 참여가 어려웠던 팀들이 상당수 지원했습니다. 그 결과 약 2만 개의 팀이 지원했고, 377개의 팀이 이번 Summer Batch에 선정되었습니다. 합격률이 1.2%로 하버드 대학교 합격률 5%를 비교한다면 상당히 치열했던 것 같습니다. Y Combinator 출신 선배 창업자들이 강연과 멘토링을 해주셨고, 격주로 Y Combinator 대표와 파트너들로부터 목표 설정부터 테스트 실행까지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하드코어 트레이닝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Y Combinator 창업자와 Airbnb 창업자 그리고 그 외에 기업가치 10조가 넘는 회사 대표들과의 소통과 Q&A 시간을 통해 문제 해결 노하우와 혁신을 위한 사고력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 실패와 본질
트레이닝 과정 중, 2005년 YC 멤버이자 아마존에 매각된 트위치(Twitch)라는 회사의 창업자 저스틴 칸(Justin Kan)을 모셔와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었습니다. 저스틴은 법률을 혁신하겠다며 Law-tech 회사 에이트리움(Atrium)을 창업했지만, 2020년 그는 트위터를 통해 에이트리움 사업을 종료하고 투자자들에게 남은 돈을 돌려줄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그의 발표에 스타트업 업계가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놀랍게도 그는 그의 실패 경험담을 공유하기 위해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하셨습니다. 실패는 감추고 성공한 사실만으로 포장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기에 그가 전한 이야기와 교훈은 더욱 흥미로웠고, 실수와 실패를 인정하고 이를 공유하는 용기와 겸손함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는 본질에 집중하는 것 가장 중요하다.
저스틴 칸(Justin Kan), 2005 Y Combinator member & Twitch Co-foun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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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것과 성공은 항상 어려운 일이죠. 마크비전을 성장시키기까지 노하우가 있을까요?

저희 회사는 창업자부터 구성원 모두가 고객 집착에 정말 미쳐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저는 마크비전의 성공이 열정을 넘어 집착에 가까운 문화로부터 온다고 확신합니다. 이러한 마인드는 세쿼이아 캐피탈(Sequoia Capital) 투자 파트너 마이클 모리츠(Michael Moritz)3https://www.sequoiacap.com/people/michael-moritz/로부터 받은 영감입니다. 그가 기자생활을 하던 시기에 빌 게이츠(Bill Gates)와 있었던 일화가 있습니다. 인터뷰를 위해 시애틀에 있는 MS 본사를 방문하였고, 빌 게이츠와 함께 공항으로 갔습니다. 빌 게이츠 차안에서 대화를 나누던 중 그는 문득 빌 게이츠의 차에 라디오가 있어야 할 곳이 텅 비어 있음 깨달았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물어봤고 빌 게이츠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차 안에서 라디오를 들을 때 Microsoft에 대한 생각을 못할까봐 그냥 빼버렸어!

이 정도의 집착이 있어야만 성공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마이클 모리츠는 강조했습니다. 저는 그 이야기에 상당히 감명받았고, 고객 집착이 마크비전의 미래이자 성공을 위한 핵심임을 더욱 확신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집착을 위한 기본 3가지 자세를 설정했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 주에 미팅을 해도 무관하지만 당장 내일로 일정을 잡아(Sense of Urgency) 책임감과 함께 누구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미션을 성공시킵니다(Sense of Ownership). 그리고 지속적으로 배우며 성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언제 어디서든 배울 것이 있다는 생각으로 열린 마음과 함께 조언과 충고를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Open-mindedness). 이 모든 자세가 고객에 대한 집착을 키울 수 있고 성공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How Obsession, Not Passion, Helped Bill Gates Succeed 4https://www.youtube.com/watch?v=O2xSltXUaG0&feature=emb_title

 

최근 로켓 성장하는 스타트업들을 보면 아이비리그 출신이 많은 것 같습니다. 실제로 학업 배경이 창업과 성장에 있어 도움이 되나요?

한정된 저의 직관과 데이터 안에서 말씀드리자면, 아이비리그 출신이라고 다 스타트업 길로 많이 뛰어드는 것 같진 않습니다. 스타트업 길보다는 창업가의 길이라는 표현을 더 좋아하는데, 제 주변에는 창업가의 길로 들어서는 분들은 1%가 채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여전히 창업가의 길을 걷는 것이 설렘도 있지만, 그만큼 많은 두려움과 같은 복합적인 감정들도 있습니다. 창업가로서 그리고 아이비리그 출신으로서 말씀드리자면 그 배경이 상당히 도움되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특히 치열한 환경에서의 생존력과 그 속에서 형성된 네트워크 측면에서 큰 도움이 발휘되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 학교를 나왔다고 해서 곧바로 회사가 성장하고 성공하는 것이 아닙니다. 가지고 있는 네트워크를 통해 도움받기 위해서는 그들에게 확신을 줄 수 있어하고 이를 위해 늘 준비되어 있어야 합니다. 좋은 학교 출신을 활용하면 영업이 쉬울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을 설득하기 위한 피칭에 상상 이상의 엄청난 노력을 했습니다. 끊임없는 노력과 도전이 있었기에 랄프로렌과 같은 글로벌 대기업이 저희 마크비전과 연을 맺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정의해놓은 한계를 깨트려 다음 레벨로 가는 것에 집착한다면
성공의 길이 보일 것입니다.


이 콘텐츠는 토스랩 잔디에서 주최한 ‘월간 일잘러 12월’ 웨비나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위 인터뷰 내용의 토스랩 양진호 이사와 마크비전 이도경대표의 생생한 목소리로 듣고 싶으시다면 지난 12월 1일에 진행된 ‘AI로 짝퉁을 선별하는 아이비리그 출신 창업가의 고군분투’ 웨비나 영상을 시청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