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랩 서준호 CTO, “성장하고픈 개발자, 공유·소통에 진심인 스타트업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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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설립 시점부터 지금까지 협업 툴을 어떻게 만드는가에만 집중해왔다. 협업 툴이라는 단어가 생소한 시기부터 지금까지 쌓아온 고객 데이터만 놓고 보면 아무리 대기업이라도 그 간극을 쉽게 따라잡을 수 없을 것이다”

협업 툴 ‘잔디’의 제작사 토스랩의 서준호 기술최고책임자(CTO)에게 카카오의 카카오워크, 네이버 클라우드의 네이버웍스와의 차별화된 강점을 묻자 나온 대답이다. 코로나 19 이전까지만 해도 협업 툴은 ‘아는 기업들이 찾는’ 소프트웨어였다. 하지만 코로나 19를 계기로 거의 모든 기업이 재택근무와 원격 근로를 고려하게 되면서 시장에 변화가 찾아왔다. 시장의 파이가 커지면서 기술력과 자본력을 갖춘 카카오, 네이버, KT 등 협업 툴 시장에 등장했고, 이전까지 국내 진출을 관망하던 노션(Notion), 슬랙(Slack) 등 유명 해외 협업 툴까지 국내 시장에 등판하면서 그야말로 역대급 경쟁이 시작됐다.

흥미로운 점은 모든 협업 툴이 업무를 위한 소통과 공유라는 공통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점유율을 놓고 무한정 경쟁하는 제로섬 게임(Zero-sum)은 아니라는 점이다. 문자를 주고받고, 파일을 공유하는 형태는 비슷하지만, 기업마다 대화 방식과 서비스, 이용자층도 조금씩 다르다. 여러 협업 툴 간의 교집합을 이루는 사용자층은 있으나, 특정 기업이 시장을 독점할 분위기는 아니다. 2014년 창업한 스타트업 ‘토스랩’이 굳건히 시장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도 특유의 시장 분위기 덕분이다.

잔디를 서비스하는 토스랩의 서준호 기술최고책임자. 출처=IT동아

국내 주요 협업 툴 기업 중 하나로 손꼽히는 토스랩의 서준호 최고기술책임자(Chief Technical Officer, 이하 CTO), 그리고 이영균 모바일 개발자를 만나 협업 툴 기업의 특징과 문화, 인재상 등 포괄적인 영역을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다.

 

서준호 CTO, “협업 툴은 업무 효율을 위한 도구”


토스랩 서준호 CTO는 엠파스에서 인스턴트 메시징을 개발하는 것으로 경력을 시작했고,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네이트온을 만든 실력파 개발자다. 2009년에 PC에서 모바일로 메신저 흐름이 바뀌는 시점에는 워터베어 소프트를 창업해 메신저 사업을 이끌었고, 2015년 에 성공적으로 투자를 받아낸 이후 2018년부터 토스랩과 함께하고 있다. 그야말로 한국 메신저 업계의 태동부터 현재를 이끄는 핵심 인사 중 한 명이다.

그가 몸담은 토스랩의 협업 툴 ‘잔디’는 220만 명이 넘는 이용자를 확보했으며,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가 추세가 되기 이전인 6년 전부터 B2B SaaS를 운영해 기업 시장에서의 높은 신뢰도와 운영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기술최고책임자가 생각하는 잔디란 어떤 서비스일까? 서준호 CTO는 “업무를 메일로 진행하면 간단한 내용도 10~20분은 걸리지만, 잔디는 이런 부분을 몇 분 안으로 간소화하는 데 주력한다. 회사가 업무를 더 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기본 목표”라며 설명을 시작했다.

토스랩 서준호 기술최고책임자. 출처=IT동아

그는 “기존 메신저와의 차이점은 전자결재나 내부 시스템을 연동할 수 있다는 점이고, 다른 협업 툴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주제별 토픽방이다. 일반적인 메신저는 사람 대 사람으로 대화를 형성해 동시에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혼선이 있지만, 주제별 토픽방은 매 주제별로 대화방을 생성하므로 업무 공유가 직관적이고 혼선의 여지가 없다”며 잔디를 소개했다.

아울러 잔디는 모든 대화창과 메시지가 단일 창에 구현되는 싱글뷰 형태로 되어있고, 또 현지화가 잘 돼 있는 것도 특징으로 꼽았다. 서 CTO는 “다른 메신저는 대화방마다 창을 띄워 대화가 많으면 혼란스러운 구조다. 반면 잔디는 모든 커뮤니케이션을 단일한 창에서 진행해 업무 집중도가 높다”라면서, “우리나라는 물론 대만, 중국, 베트남 등 해외 지역에 대한 현지화도 우리의 강점이다. 잔디는 단순히 텍스트만 번역하는 게 아닌, 해당 국가의 문화나 사용법 등을 맞춰 개발해왔다. 해외 지사가 있는 기업이나 파견, 국가 간 모임 등도 잔디로 소통하기 좋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까지 대응하고 있다는 말은 상당한 개발 역량을 갖췄다는 의미인데, 개발 부서는 어떻게 구성돼있을까?

잔디 웹 및 데스크톱 앱 프런트 엔드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예정우 개발자. 출처=토스랩

설명에 따르면, 잔디 개발팀은 모바일, 프런트 엔드, 백 엔드 3개의 개발 역할과, QA(품질보증) 부서, UX/UI(사용자 경험/인터페이스)팀, IS/SE(정보보안) 부서로 나뉜다고 한다. 웹 및 백엔드 개발팀은 매주 배포를 진행하며, 모바일은 2주 간격으로 배포한다. 제품 개발을 끊임없이, 자주 진행할 수 있는 이유는 잔디 자체가 협업 툴 기업인 이유가 크다. 서 CTO는 “토스랩의 모든 구성원은 협업 툴 하나만을 바라보고 나아가는 팀이다. 모두가 협업과 업무 효율화에만 집중하고 있어서 업무 공유와 의사 결정이 빠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개발진 자체가 잔디를 자신이 몸담은 서비스라는 마음가짐을 가진 점도 이유로 손꼽았다.

 

현직 개발자가 말하는 토스랩, ‘자기주도적 분위기가 기본’


서준호 최고기술책임자(좌)와 이영균 모바일 개발자(우). 출처=IT동아

실제 현업 부서에서 생각하는 토스랩 개발팀과 업무는 어떤 분위기일까. 안드로이드 개발 담당 이영균 개발자에게 가감 없는 얘기를 부탁했다. 이영균 개발자는 현재 입사 약 2년 차를 바라보는 개발자다. 이 개발자는 “많은 스타트업들이 우리 회사에 오면 많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다고 얘기하지만, 실상은 꼭 그렇진 않다. 허나 토스랩은 자신 있게 결과를 보여줄 수 있는 몇 안 되는 회사”라며 얘기를 시작했다.

그가 토스랩 입사 이후 충격을 받았던 것은 업무에 대한 시각이었다. 이 개발자에 따르면, 토스랩 입사 전 외주를 진행하는 개발자로 일했을 때는 요청받은 기능을 구현하는 데 급급해 그 이상을 하거나 지속적으로 개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웠다. 하지만 토스랩은 하향식 업무 지시가 아니라 개발자들 각각이 의지를 갖고 고객 피드백을 해결하거나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이영균 개발자가 주도적으로 개발했다고 한 잔디 ‘다크 모드’. 출처=토스랩

그 역시 잔디 입사 이후 다크 모드, 텍스트 크기 조절, 그룹 모드 등을 자기 주도적으로 업데이트했다고 손꼽았다. 이어서 이 개발자는 “토스랩 개발팀은 문제가 생겨도 끊임없이 소통하고 의견을 내서 해결한다. 천재 개발자 하나가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게 아니라, 다 같이 나아가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형성되어있다”라고 말했다.

업무 흐름이 빠르긴 하지만, 1~2주일 간격도 일정이 정해져 있다는 점이 오히려 워라밸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고도 덧붙였다. 이 개발자는 “토스랩은 워라밸을 중시하는 회사다. 본인이 원하는 시간에 맞게 시차를 두고 출퇴근하거나, 자신이 원하는 장소에서 6시간만 근무하는 플렉시모트데이도 있다. 야근을 해도, 칼퇴근을 해도 눈치를 주지 않는 것도 특징”이라며, “최근까지 요리 학원에 다녔고, 지금은 개인 PT와 프리다이빙을 배우고 있다. 이후에는 피아노도 배울 예정”이라며 근무 환경을 설명했다.

이영균 모바일 개발자는 워라벨을 가꿀 수 있는 근무 조건을 장점으로 꼽았다. 출처=IT동아

향후 목표도 분명했다. 그는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잔디를 잘 알아주지만, 아직은 그렇지 않은 분들이 많다. 나는 메신저 하면 카카오톡, 동영상은 유튜브, 협업 툴 하면 잔디를 떠올릴 수 있도록 누구나 인정받는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토스랩과 함께할 것”이라며 명확한 목표 의식을 드러냈다.

 

코로나 19가 촉발한 ‘구인 경쟁’, 토스랩의 전략은?


한편, 협업 툴 업계를 포함한 거의 모든 IT 기업들에 있어서 코로나 19는 기회이자 위기다. 토스랩만 해도 작년 1월 대비 1월 이용량이 83% 이상 증가했고, 사용자뿐만 아니라 사용 시간도 길어졌다. 거의 모든 소프트웨어 기업이 이같은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반대로 서비스 확장에 필요한 개발자 구인도 훨씬 치열해졌다. 특히 자본력을 앞세운 대기업들이 개발자 공급을 흡수하고 있어서, 중소 규모 기업일수록 개발자 구인이 힘들어지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토스랩 역시 지난 5월 31일부터 6월 30일 마감 일정으로 대규모 채용을 진행 중이어서 상황을 물어봤다.

토스랩은 5월 31일부터 6월 30일 사이 전 직무 대규모 채용에 나선 상황이다. 출처=토스랩

서 CTO는 “대형 IT 기업들과 비교해 자본이나 기술 격차가 날 수밖에 없는 건 현실”이라면서도, “우리는 코로나 19 이전부터 협업 툴에 대한 비전을 믿고 시장을 리딩했고, 그들은 코로나 19라는 기회를 계기로 시장을 보고 뛰어들었다. 그만큼 고객을 보는 관점이나 운영에서는 경쟁 기업보다 앞서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고 답했다. 현재 토스랩은 오는 6월 30일을 마감으로 채용을 진행하고 있으며, 대상 직군은 백 엔드 개발, 웹 프런트 엔드 개발, 모바일 iOS 개발, 웹 퍼블리싱, 서비스 기획, UI 디자인, QA, 시스템 엔지니어링, 기업 영업, 인사팀, 사업 운영까지 모든 영역을 대상으로 한다.

서 CTO는 성장하는 기업에 합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발자가 성장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어디서 경험을 쌓느냐다. 이미 다 갖춰진 기업이 가는 것도 좋지만, 성장하는 기업에 합류하는 것과 비교해 성장 폭이 다를 것이다. 스타트업은 매월, 매주 성장하고 경험하며 해결해 나가는 기업이며, 이것이 몸값을 올릴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스타트업에 필요한 인재상에 대해서도 덧붙였다. 서 CTO는 “스타트업은 전문성을 갖춘 인재도 좋지만, 자기 할 일을 스스로 찾는 사람이 더 인재로 본다. 토스랩 역시 매월 타운홀 미팅을 진행하는데, 모두가 설득과 공감을 바탕으로 활발하게 의견을 나누고 토론한다. 같이 성장할 사람과 기업을 찾는다면 스타트업이 더 잘 맞을 것”이라 말했다.

 

성장에 목마른 개발자, 공유하고 소통하는 기업 찾아라


서준호 최고기술책임자(좌)와 이영균 모바일 개발자(우). 출처=IT동아

코로나 19는 스타트업에게 있어 기회가 되고 있으나, 이를 어떻게 헤쳐나가는지는 기업의 역량에 달려있다. 코로나 19와 데스밸리가 맞물리는 기업도 많겠지만, 토스랩처럼 특정 기업이 모든 점유율을 가져가기 어려운 시장 특성을 살려 성장하는 기업들도 많을 것이다. 지금 시점에서 함께 성장할 기업을 찾는다면 토스랩처럼 시장 흐름을 잘 읽고 성장하는 기업을 선택하는 게 좋고, 또 구성원 개개인이 성장에 욕심을 내는지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이영균 개발자 역시 “같이 일하는 동료가 발전하는 사람이고, 기업 문화가 진보돼있다면 나 역시 그러한 사람이 될 수 있다. 토스랩은 그런 사람들이 모여있는 기업이며 그런 기업을 찾아서 지원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토스랩의 문화 중 하나인 ‘잔잘법’. 출처=토스랩

마지막으로 서준호 CTO는 토스랩과 같은 스타트업과 함께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조언을 건넸다. 서 CTO는 “토스랩의 문화인 잔잘법을 살펴보면, 많은 부분에 공유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우리는 내가 하고 있는 생각을 같은 구성원 모두가 한다고 생각하고, 이를 위해 많은 대화와 공유를 강조한다. 잔잘법과 같이 함께 크고 성장하는 기업을 선택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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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IT동아 남시현 기자가 작성해 IT동아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