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잘 만든 IP가 산업의 경계 허문다··· 야나두의 ‘나두나두’ 캐릭터가 잔디로 간 배경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9 캐릭터 산업 백서’에 따르면, 2018년 국내 캐릭터 산업 시장 매출액은 2017년 대비 2.4% 증가한 12조 2,070억 원이며, 부가가치액은 전년 대비 6.1% 증가한 4조 9,677억 원으로 나타났다. 국내 캐릭터 산업 시장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연평균 7.8%의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미디어 플랫폼의 발전을 통해 게임, 애니메이션, 웹툰, 게임, 모바일 메신저 등 폭넓은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특히 ‘이모티콘’으로 대변되는 모바일 메신저 부문에서의 캐릭터 시장은 전통적인 캐릭터 산업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꿔놓고 있다. 기존의 캐릭터 시장이 텔레비전이나 상품 등 물리적으로 구현된 다음 소비자들에게 접근했다면, 모바일 메신저를 통한 이모티콘은 무형의 자산인 IP를 먼저 앞세워 가치를 창출한다. 사업의 가능성을 확인하기에도 이상적이고, 시공간적 제약도 없으므로 빠르게 시장 분위기를 읽고 대처할 수도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모바일 메신저를 통한 이모티콘 사업은 어떻게 확장되고 있을까? 종합교육기업 야나두와 업무용 메신저 제작사인 토스랩의 잔디(JANDI) 서비스의 협업을 바탕으로 국내 이모티콘 시장의 성공 사례를 짚어본다.
야나두 캐릭터 ‘나두나두’가 협업툴 잔디와 만나다
야나두는 영어교육 전문 브랜드로 잘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지속적인 자기계발과 동기부여를 통해 성취를 이룰 수 있는 종합 교육 플랫폼을 표방하고 있다. 동기부여 플랫폼인 ‘야나두 유캔두’를 포함해 맞춤형 강의 서비스인 ‘야나두 클래스’, 헬스케어 서비스인 ‘야나두 피트니스’ 등 소비자가 이룰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를 꾸준히 내놓으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아울러 대교, 한솔, 신기한 한글나라, 정상어학원의 카카오 키즈 잉글리시 등 3만여 편이 넘는 키즈 교육 콘텐츠와 200만 건 이상의 다운로드를 달성해 국내 키즈교육 콘텐츠 서비스의 주축을 맡고 있기도 하다. 콘텐츠 사업 분야가 방대하다 보니 이미 내부적으로는 가능한 거의 모든 형태의 콘텐츠를 제작할 역량을 갖추고 있고, 야나두 캐릭터인 ‘나두나두’도 이러한 배경 가운데 탄생했다.
야나두 자체 캐릭터인 ‘나두나두’ 캐릭터의 디자인부터 확산까지 모든 과정을 담당하고 있는 야나두 전략기획본부 브랜드 디자인 셀(Cell) 최연경 부장을 만나보았다. 인터뷰에 앞서 최 부장에게 소속인 ‘브랜드 디자인 셀’에 대한 설명을 요청했다. 최 부장 “브랜드 디자인 셀은 야나두의 전사 브랜드 디자인 방향과 비주얼 퀄리티를 기획하는 부서로, 회사의 성장 방향에 맞게 브랜드 정체성을 정의하고 관리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며 소개를 시작했다.
이어 “’야나두는 이전부터 오리지널 콘텐츠를 보유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고, 이미 내부적으로 콘텐츠 개발을 위한 역량이 있었다. 이에 2019년 말부터 자체 지적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 rights, 이하 IP) 확보 작업에 착수했고, 그 결과가 ‘나두나두’ 캐릭터다”라고 말했다.
이모티콘으로 생명력 찾은 ‘나두나두’ 어떤 친구들인가
나두나두는 고독한 먹구름 콩과 고민 많은 토끼 안나, 재밌게 사는 여우 제이크와 잔소리 많은 병아리 안드레 주니어, 아무 생각이 없는 공룡 올리브와 잘 들어주는 구름 랄라를 그린 야나두만의 오리지널 캐릭터로, 우리 일상의 가까운 이야기를 소재로 담는다.
최 부장은 “원래 야나두하면 배우 조정석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텐데, 현실적으로 엄마 친구 아들같이 이상적인 느낌이지 않은가. 그래서 나두나두는 기업의 이야기가 아닌,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사부작사부작 하는 우리 일상의 희로애락을 담는다. 마치 사람마다 다 다른 MBTI(성격유형지표)처럼 다양한 모습을 말이다”라면서, “현재는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 채널을 통해 선보이고 있는데, 가장 성공적으로 나두나두가 알려지게 된 계기가 바로 협업툴 잔디의 이모티콘으로 사용하게 되면서부터다”라고 말했다.
나두나두를 잔디 이모티콘으로 소개하고자 한 계기는 무엇일까. 이미 야나두는 내부적으로 잔디를 소통 채널로 활용하고 있으며, 코로나 19로 인한 재택근무를 계기로 그 활용도를 확장하고 있다. 그렇기에 나두나두 캐릭터를 협업툴에 도입하자는 의견이 빠르게 나올 수 있었던 것. 최 부장은 “여러 매체를 통해 존재감을 스며들게 하자는 방향을 잡다가 떠오른 게 메신저였고, 야나두가 활용하고 있는 잔디를 통해 배포하자고 제안하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매체와 방향성이 정해지면서 2020년 4월부터 본격적으로 이모티콘 제작 작업이 시작됐다. 그런데 최종 배포가 5월에 이뤄지면서 사실상 1달 만에 제작부터 내부 선호도 취합, 배포까지 전 과정을 끝냈다고 한다. 나두나두의 캐릭터가 사전에 완성돼있던 영향도 크지만, 잔디를 활용한 실시간 의견 조율과 개선, 협의 등을 빠르게 추진할 수 있어서 핵심 제작은 1주일 만에 끝났을 정도라고. 심지어 1탄을 기획할 당시에는 담당자들과 대면해보지도 않고 시도해 제작 자체가 가능한가에 의구심이 들었지만, 마치 한 자리에 있는 것 같은 소통의 편의성과 협업 능력 덕분에 성공적으로 1탄 제작을 마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출시된 이모티콘은 출시와 함께 2020년 상반기 이모티콘 결산 2위를 달성하고, 2020년 하반기 결산에서 또다시 2위를 달성하기에 이른다. 2019년에 기획을 시작해 이모티콘 자체로는 각각 1달간의 짧은 작업 시간이 주어졌음에도, 잔디의 200만 명 이상의 사용자가 사랑하는 이모티콘으로 빠르게 자리잡게 됐다.
나두나두가 캐릭터로서의 생명력을 얻은데 대해서는 “잔디의 주 사용자층이 직장인이고, 제작자인 우리 역시 직장인이라서 공감이 갈 만한 주제를 잘 포착해 공감을 얻은 것이라 본다. 이를 위해 내부에서 많은 선호도 취합을 거쳤고, 사용성이 용이한 이모티콘 24개를 최종 선정해 배포했다. 특히 이모티콘 2탄에는 말없이 노을을 바라보는 쓸쓸해보이는 동작이나 ‘눈물이 나네요’ 같은 언뜻 보기엔 조금 부정적이어 보일 수 있는 기획의 이모티콘 동작도 있었는데, 긍정적인 부분만큼 직장인의 애환을 담는 것도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와 노을이 지는 이미지는 최종 선정되기에 이르렀다. 이 예측은 빗나가지 않아서 노을이 지는 이모티콘 사용량은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제 겨우 돌이 지난 나두나두, 2021년은 더욱 큰 세상을 꿈꾸고 있다. 최 부장은 “나두나두는 잔디를 통해 첫선을 보일 만큼 시작 단계다. 그 말은 나두나두가 들려줄 수 있는 얘기가 무궁무진하다는 의미다. 아직 스토리텔링을 모르는 단계에서 접했다면, 나두나두의 캐릭터와 세계관은 더욱 참신한 모습으로 보실 수 있을 것”이라면서, “3탄은 어떤 시기에 어떤 컨셉으로 할지 고민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잔디와는 꾸준히 협력하고 있으며, 다양한 채널로의 신규 서비스로의 확장 가능성을 계산하고 있다. 현재 나두나두는 인스타그램 공식 채널을 통해 천천히, 그러면서도 꾸준히 업로드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굿즈(캐릭터 상품)이나 소소한 것들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라며 올해의 행보를 살짝 내비쳤다.
캐릭터 산업, 열정만큼 전략도 중요해질 것
야나두가 협업툴 잔디를 통해 나두나두를 처음 선보인 건 캐릭터 산업에 대한 추세가 점점 더 확고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9 캐릭터 산업 백서의 2019년 최선호 캐릭터 최초 인지 경로(매체)를 살펴보면, TV가 32.2%로 2위지만, 모바일 메신저와 온라인 동영상, SNS를 합친 온라인·모바일 매체의 비중이 전체 46.8%를 차지한다. 그만큼 온라인 공간을 통한 캐릭터 시장의 비중이 높고, 또 이를 통해 캐릭터를 소개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의미다.
종합교육 플랫폼 야나두와 협업툴 잔디의 만남, 그리고 나두나두 이모티콘이 2020년 상반기 하반기 잔디 이모티콘 결산 2위를 차지한 건 우연이 아니라는 의미다. 아마도 올해는 잔디를 통한 인지도 향상을 바탕으로 더욱 널리 활용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최연경 부장은 “요즘 같은 힘든 시기에는 할 수 있어라는 응원도 중요하지만, 토닥여주는 위로도 필요하다. 앞으로도 나두나두를 통해 일상에서의 공감과 소소한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드리겠다”며 따뜻한 인삿말을 건넸다.
본 글은 IT동아 남시현 기자가 작성해 IT동아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