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 서비스의 멀티 플레이어 Jinho를 만나다
[맛있는 인터뷰 6] 잔디 서비스의 멀티 플레이어 Jinho를 만나다
우리는 골리앗도 아닌 스타트업인 다윗이잖아요.
다윗의 돌로 세상의 워크라이프에 임팩트를 주려는 거죠. – 잔디의 Business Analyst, Jinho
편집자 주: 잔디에는 현재 40명 가까운 구성원들이 일본, 대만, 한국 오피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국적, 학력, 경험이 모두 다른 멤버들. 이들이 어떤 스토리를 갖고 잔디에 합류했는지, 잔디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이에 잔디 블로그에서는 매 주 1회 '맛있는 인터뷰'라는 인터뷰 시리즈로 기업용 사내 메신저 '잔디'를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자 합니다. 인터뷰는 매 주 선정된 인터뷰어와 인터뷰이가 1시간 동안 점심을 함께 하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진행됩니다. 인터뷰이에 대해 궁금한 점은 댓글 혹은 이메일(jandi@tosslab.com)을 통해 문의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드디어 Jinho와 인터뷰를 하게 되었네요. 기쁩니다.
뭔가 의미심장한 멘트시군요. 열심히 준비해 왔습니다. 일단 먹으면서 얘기 나누실까요?
오늘 함께 먹을 메뉴를 소개해주신다면?
현대옥 가보신 적 있으세요? 팔팔 끓이지 않은 남부식 콩나물 국밥이 참 맛있어요. 어제 고등학교 친구와 선배를 오랜만에 만나 회포를 풀었더니 해장에 좋다는 콩나물이 당기는군요.
좋습니다. 우선 맛있는 인터뷰 독자분들께 인사 한번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잔디의 제품 기획, 고객 관리, IR, 영업 등 다방면의 업무를 맡고 있는 Jinho라고 합니다.
최근 잔디맨으로서 팟캐스트 방송의 게스트까지 진출했단 소식을 들었습니다. 몸이 열 개라도 모자라시겠는데요?
정신 없이 하루가 돌아가요. 처음에는 영업을 주로 했어요. 그 때는 비즈니스 팀에 (지금은 안 계시지만) Ryan 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인사 총괄도 하고, 초기 서비스 소개서도 만들었죠. 요즘 제품 기획은 Janet이 하고 있고, 세일즈 및 제휴는 YB와 YJ가 함께 하고 있어요. IR 중에서도 해외는 Dan이 만나고 국내 투자자는 제가 만나고 있습니다. 말하고 나니 뭔가 다이나믹하네요.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려니 힘들지 않으세요?
힘든 점을 꼽자면 역시 시간 관리인 것 같아요. 영업 업무로 하루 종일 밖에서 일하다 돌아오면 고객 문의 메일이 쌓여 있어요. 읽고 회신하다 보면 한밤중일 때가 많아요.
이전에 증권사에서 근무하셨다고 들었어요. 잔디는 어떻게 조인하시게 되셨어요?
축구 좋아하는 남자라면 다 아는 바클레이즈(프리미어리그의 메인 스폰서로 영국계 증권회사이다. – 편집자 주) 인수합병 팀에서 2년 정도 근무했어요. 저는 항상 상사를 보며 ‘10년 후, 그처럼 되고 싶은가?’에 대해 많이 생각해요. 물론 1주일에 한 두 번씩 출장 다니며 고객 만나고 높은 연봉을 받으며 화려하게 살 순 있어요. 하지만 결국 조언자일 뿐이죠. RFP(Request for Proposal을 줄여서 RFP라고 한다. – 편집자 주)를 뿌리고도 일이 성사되지 말라고 기도했어요. 사실 프로젝트가 성사돼 받는 돈은 저완 상관이 없고 일만 많아질 뿐이니까요. 자문은 자문일 뿐이고, 자문을 받아들여 회사의 가치를 높여 나가는 건 클라이언트의 역할이에요. 이 부분이 많이 아쉬웠어요.
그리고 두 번째는 증권사가 저에게 맞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되었어요. 이 커리어로 계속 가는 게 맞을지 확신이 안 생기자 바로 나와 다른 직장을 찾기 시작했어요. 당시 대기업, 금융권, 스타트업 이렇게 세 선택지가 있었는데요. 스타트업 분야를 잘 모르니 현성이 형(티켓몬스터의 신현성 대표로 Jinho와는 호형호제 하는 사이다. – 편집자 주)한테 조언을 구하고자 함께 저녁을 먹었는데요. 갑자기 밥 먹다가 말고 컴퓨터를 꺼내 잔디를 보여주더라고요. “내가 티몬 다음으로 정말 집중해서 투자하고 육성하고 있는 사업이 있는데 한번 생각해볼래?”하며 제안하셨죠. 저도 평소에 업무용 메신저에 대한 니즈가 있었고, 무엇보다 현성이 형이 투자하고 있다는 게 든든했어요. 그리고 며칠 지나지 않아 지금의 COO인 YB와 CTO인 Justin을 만나면서 급 물살을 탔죠.
스타트업계로 오는데 티몬 대표님이 중요한 역할을 하셨네요. 두 분은 어떻게 아는 사이신가요?
대학교 시절 2년 선배였던 현성이 형이 만든 한인 아카펠라 동아리를 하면서 알게 됐어요. 학교가 워낙 크다 보니 모임 안에서 친밀하게 지냈죠. 형이 티켓몬스터를 막 창업한 당시, 일을 도와드리기도 했어요. 그게 인연이 됐죠.
아카펠라 동아리가 큰 인연을 만들어 줬네요. 그 곳에서는 어떤 파트를 맡으셨어요?
지금 듣고 계셔서 느끼시겠지만 제 목소리 톤이 높은 편이에요. 높은 목소리 덕분에 테너1을 맡았어요. (남자 파트는 보통 테너 1, 테너 2, 바리톤, 베이스로 구성된다. 테너 1은 남자 파트 중 가장 높은 음역이다. – 편집자 주)
고리타분한 질문 하나 하겠습니다. 좋아하는 아카펠라 가수는?
아카펠라 가수는 아니고 외국 가수 중 브루노 마스(Bruno Mars)와 존 레전드(John Legend)를 좋아해요. 특히, 존 레전드는 학교 동문이라 직접 피아노 연주하는 걸 보고 알게 됐는데요. 그의 음악을 계속 듣다 보니 제 감정선과 잘 맞아서 즐겨 듣고 있어요. 국내 가수 중엔 JYP를 좋아해요. 노래를 말하듯이 느낌 있게 불러서 감성을 건드리는 고유의 그루브가 맘에 들어요. 그래서 다른 노래보다 감정 이입이 잘되죠. 노래방 가면 JYP 노래를 많이 부르는 편이에요.
그럼 노래방에서 가장 많이 부르는 JYP 노래는 뭔가요?
스윙 베이비, 난 여자가 있는데 입니다.
꼭 한 번 들어보고 싶네요. 노래에 재능 있는 건 어떻게 발견하셨나요?
제가 어릴 때 피아노, 클라리넷을 다 해본 결과 내 목소리를 악기로 써야겠다는 결정을 했습니다. 그래서 고등학교 진학 후, 성가대를 했었는데요. 성가만 부르니 너무 재미가 없는 거예요.
근데 마침 한인 지역 방송국에서 주최하는 청소년 가요제가 있었어요. 상금이 1,000불에 소속사를 연결해주는 특혜가 있었죠. 일종의 케이팝스타 같은 오디션인데요. 학교에서 노래 좀 하는 친구랑 듀엣으로 참가해 플라이투더스카이의 Sea of the Love를 불렀는데 3등을 한거에요! 솔직히 말하면 상금 때문에 나간거지 가수가 될 생각은 전혀 없었거든요.
그 대회에서 인기상을 탄 친구가 JYJ의 믹키유천이에요. 그리고 SM에 간 거죠. 아직도 친구들이 가끔 농담으로 ‘그 때 니가 가수를 했어야 했는데.. 니가 유노진호가 됐어야 했는데..’ 하고 놀려요.
듣는 제가 다 아쉽네요. 3등이나 했으면 가수의 길도 욕심이 날법한데 증권맨의 길을 걸었던 이유가 특별히 있나요?
정말 실력있는 친구가 최근 슈스케에 나갔는데 3차에서 떨어지더라구요. 저는 일찍이 제 실력을 알았던 거죠. 무엇보다도 제가 공부한 펜실베니아 대학교의 와튼스쿨이라는 경영대 졸업생의 80%는 투자은행(증권사)나 맥킨지, 보스톤컨설팅, 베인컨설팅같은 전략컨설팅 회사로 빠지는데요. 나머지 20%는 정말 특이한 케이스에요. 그러다 보니 1학년부터 당연히 취업을 생각했고, 고민이 없었어요. 학교 분위기와 선배님들의 영향이 컸죠.
그럼 지금의 생활은 만족스러우신가요?
증권사에 있을 때완 달리 다양한 업무를 하며 회사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이 좋아요. 사실 잔디에 오기 전까진 소프트웨어 기능에 대해 ‘‘그거 기능 하나 추가하면 되는 거 아니에요?’라고 생각했었는데, 실제 제품을 개발하는 회사에서 기획 업무를 하다 보니 절대로 쉬운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알게 됐어요.
그리고 자율적으로 일하는 문화가 좋아요. 저녁 늦게 까지 일하고 가도, 전~혀 스트레스가 없고 오히려 오늘 하루 알차게 일했다는 보람을 가득 안고 퇴근하고 있어요. (전혀 스트레스가 없다는 부분에서 악센트를 주셨기에 ‘~’ 표시로 해당 내용을 처리했습니다. – 편집자 주)
앞에 인터뷰했던 분들도 자기 일을 하고 있어서 하나라도 더 하고 싶고 욕심도 난다는 말을 해주셨는데요.
정말 공감해요. 무엇보다 잔디는 멤버들이 정말 좋은 것 같아요. CEO인 Dan이 항상 ‘임팩트 있는 걸 해야 한다’고 이야기해요. 우리는 골리앗도 아닌 스타트업이라는 다윗이잖아요. 다윗의 돌로 세상의 워크라이프에 임팩트를 주려는 것, 쉽지 않죠. 하지만 잔디엔 실력자들이 모여 있어 가능할 거라 믿어요. 한 명, 한 명 모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꼭 이루고 싶은 꿈이 있으세요?
10년 후, 혹은 20년 후 무엇을 할지 질문 받으면 사실 그게 정말 가능할까? 라는 의심을 품곤 했어요. 제가 증권사에 있을 때는 전혀 스타트업에 일한다는 생각을 못했거든요. 요즘 린 스타트업, 애자일에 대해 많이 말하잖아요. 전 계속 꿈이 바뀌어요. 그래도 5년 안의 단기적인 꿈을 말씀드리자면 우선 MBA를 가는 것. 둘 째, 벤처캐피탈리스트로 활동하는 것. 셋 째, 스타트업 창업 멤버가 되는 것이죠. 커리어를 바꾸고자 한다면 MBA가 좋을 테고 좋은 벤처캐피탈에서 나의 크레딧을 가진 사람을 찾는다면 갈 수 있는 거니까요. 시기에 따라 달라지겠죠? 그래서 ‘인생은 타이밍’이라고 생각합니다.
맛있는 인터뷰의 유일한 고정 코너 ‘어서 말을 해’입니다. 이전 인터뷰이였던 Daniel이 남긴 질문인데요. 심플(Simple) 이란 어떤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꾸밈이 없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림을 그리거나, 디자인을 하거나, 옷을 입을 때도 추가할 수 있는 꾸밈을 최소화한 것이죠. 무(無)는 아니지만 최소한의 요소로 완성된 완성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럼, 다음 인터뷰이를 위해 질문을 하나 남겨주신다면?
잔디를 한 문장으로 간결하게 설명해야 한다면 어떻게 설명하실 건가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Jinho님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행복을 꿈꾸는 남자요. 나이가 들면 들수록 결국 행복한 게 가장 중요하더라고요. 행복을 쫓다 보니 이렇게 잔디에 있는 거죠. 지금은 너~무 나도 행복합니다. (너무 행복하다는 부분에서 악센트를 주셨기에 ‘~’ 표시로 해당 내용을 처리했습니다. – 편집자 주)
Jinho님과의 인터뷰는 마치 잘 차려진 뷔페 음식과 같았습니다. 어느 하나 의미 없이 놓여진 음식이 없듯이 Jinho 님의 역할 하나하나 잔디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니까요. 다음 인터뷰이와는 또 어떤 맛있는 인터뷰를 진행할지 기대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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